[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회 예산전쟁의 막이 올랐다. 429조원의 나라살림 예산을 놓고 정부의 원안을 고수하려는 여당과 이를 대폭 수정하려는 야당의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복지 예산 증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등을 두고 물러섬 없는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8월 말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30조원(7.1%) 증가한 429조원이다.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일자리ㆍ 복지 예산은 146조원 넘게 책정됐다. 정부의 총지출 가운데 3분의1 이상이다. 반면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올해보다 20%(4조4000억원) 삭감된 17조7000억원으로 편성됐다.

가장 큰 쟁점은 최저임금 지원 예산과 공무원 증원이다. 야당은 최저임금 지원과 공무원 증원이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헤친다며 이를 대폭 수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에 최근 5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 7.4%를 웃도는 인상분 약 3조원을 지원해주는 방안을 2018년 예산안에 반영해 놓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특히 이번 예산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지원 등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의 실현가능성을 따지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국당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최저임금 지원과 같은)소득주도성장이 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지 따져 볼 계획”이라며 “임금을 올렸는데 최종적으로 사회서비스를 제공을 받는사람에게 혜택이 돌아오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했다. 소득주도성장은 임금주도 성장으로 불리며, 가계소득 증대를 통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켜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으로 투자와 수출을 촉진해 경제성장을 하자는 수출·대기업 중심의 성장론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중앙공무원 1만5000명 증원을 위해 책정된 4000억원의 예산을 놓고도 여야의 치열한 기싸움이 예고된다. 민주당은 공무원 증원이 양질의 민간일자리 확대로 이어진다며 적극 옹호에 나설 방침다. 반면 야당은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를 늘릴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9월 이미 ‘2018년도 예산안 분석’를 통해 공무원 증원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김동철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세금으로 공무원을 증원해서 안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양질의 일자리는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 창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2일 예산대책회의을 열고, 대응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SOC 예산 삭감을 놓고도 여야의 격돌이 불가피하다. 한국당은 “SOC 건설이 복지”라며 예산을 다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년 지방예산에서 호남을 두고, 여당인민주당과 경쟁해야 하는 국민의당의 경우 호남지역 SOC 문제를 집중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예년 수준의 SOC는 있어야 한다”며 “특히 그동안 권위주의 영남 정권시절에 호남이 차별받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낙후 지역인 호남이나 충청에서 영남과 똑같이 동결 내지, 삭감한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이와함께 문재인 정부들어 설치된 각종 위원회에 배정된 예산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일자리위원회를 비롯해 4차 산업혁명위원회ㆍ시민공익위원회·성평등위원회ㆍ을지로위원회 등 신설됐거나 설립 예정인 위원회는 20여개에 달한다. 한국당 정책위 관계자는 “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설치된 각종 위원회가 예산을 배정받은 것의 적법성에 대해 추궁하기로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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