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조정으로 저가 매수 기대감↑ - 자금성격 달라 유입 효과 크지 않다 지적도 - 일각에선 해외부동산 유입 가능성 전망 [헤럴드경제=김나래ㆍ양영경 기자] 고강도 8·2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투자에 쏠리던 투자금 일부가 증시로 ‘유턴’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저가 매수 이점이 생긴 점도 투자자금 유입을 자극하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자금성격이 다른 만큼 정부정책의 인센티브가 크지 않다면 증시자금이 유입될 요인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주택거래 둔화와 분양시장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대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1조9788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에 일각에선 부동산 주변에 머물던 투자자나 이미 차익을 내고 빠져나온 투자자들은 규제를 피해 주식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살인적인 저금리 상황에 맞게 장기 투자 문화가 정착되면 부동산 대기 자금이 증시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더구나 코스피가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조정 장세를 보이는 와중에 부동산 대책과 세법개정안 등 조정의 빌미가 나오면서 주식 저가 매력이 커져 투자 유인도 생겼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부동산과 주식은 대체재의 성격보다는 동행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렸던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못하고 방황하거나 오히려 해외부동산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종합주가지수와 부동산지수가 동행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으며 최근에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부동산 규제로 시중에 여유자금이 생기더라도 증시로 들어올 것이라고 장담하거나 풍선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부동산과 주식의 자금의 성격이 다르다보니 부동산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과거에도 부동산 규제를 했을 당시를 생각해보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자금의 성격은 항상 돈을 벌 수 있는 유인이 커야 이동하게 되는 것이라 중립적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특히, 전문가들은 개인들이 주식을 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으로 주목하고 있다. 오히려 부동산 대책으로 전세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자금의 여력이 더 없질 것이라는 것이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분석 부장은 “한국 가계가 주식 투자를 외면하는 이유로는 늘 고점에서 물렸다는 학습효과와 함께 부채 증가로 주식을 할 여력이 없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세 가격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에 물린 자금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6월 27일부터 지난달 3일까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1.8%는 “현재 여윳돈이 있다면 집을 사고 싶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응답은 지난 2015년 69.8%, 2016년 69.9%에서 올해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여윳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견도 66.2%에 달했다.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는 답한 사람은 33.6%에 그쳤다.
정부정책에 대한 증시 유입 인센티브가 크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위에서 곧 발표될 가계부채 대책에서 부동자금을 주식투자로 돈이 흐를 수 있는 인센티브 등 다양한 정책방안을 준비한다해도 실질적 효과가 크지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지난 2일 발표된 세제개편안만 봐도 국내 증시에 유입될 요인을 떨어졌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대주주의 범위 확대나 법인세 인상 등 세제개편안은 주식시장에 좋은 소식이 하나도 없다”며 “거래세 정도는 줄여주거나 폐지하는 방안의 이벤트 정도의 인센티브는 나와야 주식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