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승계 목적이라면 승마지원 50억 깎지 않았을것” -지원과정도 최지성 실장이 판단 삼성그룹이 최순실씨(61)의 딸 정유라씨(21)에 대해 승마 지원에 나선 것은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선에서 이뤄진 것이란 진술이 지난달 31일 공개됐다.
아울러 정씨에 대한 지원은 당시 실세 배경을 지닌 최씨 측의 강요와 압박에 따른 것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뇌물이 아니라는 증언 또한 나왔다. 삼성 측은 최씨가 요구한 지원 금액에서 50억원을 낮춘 점을 근거로 글로벌 기업의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뇌물이었다면 비용을 최소화할 이유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내달 7일로 예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재판을 앞두고 그동안 굳게 입을 닫고 있던 삼성 측이 이날부터 적극적인 해명과 반박으로 태세를 전환함에 따라 향후 재판 결과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전 대한승마협회 부회장)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해 최씨의 요구로 인해 승마 훈련 지원이 이뤄졌을 뿐 뇌물을 건넨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부회장 등 삼성 측 피고인들은 그간 진행돼온 재판 과정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해 온 바 있다. 이날 황 전 전무의 피고인 신문을 시작으로 삼성 측 피고인들이 처음으로 직접 본인의 입을 통해 입장을 밝히기 시작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황 전 전무는 이날 공판에서 “승마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최씨를) 거슬리게 되면 더 나쁜 일이 회사에 생길 수도 있겠다는 염려가 있어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5년 8월 박원오 대한승마협회 전 전무와 만난 자리에서) 박 전 전무가 장애물과 마장마술 종목에서 각 4명의 선수씩 총 30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지원 규모가 너무 커 각 종목에 대해 3명의 선수를 지원하되 그 규모도 250억원 수준이 되도록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황 전 전무는 이어 “뇌물이라면 최 전 실장이 ‘비용을 최소화하라’는 말을 안했겠지”란 변호인 측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황 전 전무의 진술은 당시 실세 배경을 지닌 최씨의 요구에 부득이하게 지원을 하게 됐다는 것으로, 경영권 승계의 대가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는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지원 과정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진술 조서도 공개됐다. 최 전 실장(부회장)이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검찰조사에서의 진술 조서가 특검에 의해 공개된 것.
최 전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핵심이던 미래전략실의 실장으로, 이번 사건에선 그가 이 부회장에게 어떤 내용을 보고했고 이 부회장이 어디까지 알았는지가 뇌물 공여 증명의 핵심 쟁점으로 지목돼 왔다.
그는 ‘이 부회장의 박근혜 대통령 독대 이후 승마 지원 진행 경과를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책임을 제가 지고 이 부회장이 책임지지 않게 할 생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며 “할 수도 있었지만 이 부회장에게 보고해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특검 측은 이는 모든 책임을 최 전 부회장 자신이 떠안기 위한 허위 진술이라며 이른바 ‘총대메기’의 전형이라 주장했다.
특검 측은 “이런 진술 내용은 대기업 총수를 비호하기 위한 총대 메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하지만 이 부회장이 직접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포함해 8번에 걸쳐 이 사건의 범행과 관련한 지시를 하고 보고를 받은 사실이 최 부회장의 진술에 의해서도 인정된다”고 반박했다.
정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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