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음료 성장률 전년比 56.1% 급증 커피전문점 1/3 가격…가성비 높아 인기 “커피맛 잘 모르니 싸고 양 많은게 좋아요,”

서울 여의도 증권가 편의점에서 얼음컵과 파우치커피를 사던 직장인 조관훈(32) 씨의 말이다. 조 씨는 “여름철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고 사는데, 굳이 비싼 프랜차이즈 커피를 마실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카페서 누군가 만나는게 아니면 주로 편의점 커피를 이용한다”고 했다.

불황에 가성비 트렌드가 맞물리며 편의점 커피와 차(茶)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특히 얼음컵에 파우치(원액을 컵에 따라 마시는 봉지형)커피 시장이 대폭 성장하면서 전체 RTD(Ready To Drinkㆍ구입해서 바로 마실 수 있는 형태) 음료 시장 파이를 키우고 있다.

5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주로 판매되는 파우치 음료(커피ㆍ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2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커피 시장(6조4000억원)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률은 전체 커피(30%) 시장을 훌쩍 뛰어넘는 56.1%에 달한다. 점유율은 크게 쟈뎅(359억원), 롯데칠성음료(358억원)가 양분하고 있다. 그 뒤를 편의점 각 사의 PB제품이 잇는다.

인기 요인은 저렴한 가격과 접근성이다. 음료업계 한 관계자는 “구매 빈도가 잦은 제품일수록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다”면서 “여름철 음료 소비량이 늘면서 커피전문점(4000~5000원대) 3분의1 가격인 1000~1500원대 파우치음료 수요가 폭증한다”고 했다.

2005년 국내 최초로 파우치형 커피 ‘까페리얼’을 선보인 쟈뎅은 지난해 파우치커피 매출이 전년대비 21.3% 성장했다. 쟈뎅은 프리미엄 아메리카노 4종을 비롯해 파우치커피 10종과 파우치 티음료 6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커피 노하우를 기반으로 콜드브루 기법을 차음료에 적용, ‘까페리얼 허니자몽 블랙티’, ‘까페리얼 히비스커스 레몬티’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칸타타’ 시리즈를 파우치로 내놨다. ‘칸타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8종의 커피를 내놓고 있다. ‘립톤복숭아’, ‘아침헛개 허니꿀물’, ‘빨간볼 오미자 허니’ 등 티음료도 눈길을 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칸타타’ 파우치커피는 2015년, 2016년 전년대비 성장률이 각각 30%, 40% 기록했다. 파우치음료 판매 호조에 덩달아 얼음도 불티나게 팔린다. 얼음시장 점유율 1위(45%)인 풀무원은 올해 컵아이스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 불황으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직장인에게 파우치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올해 파우치음료 시장은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