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 확대 차질 우려…개정안 이달 임시국회가 ‘데드라인’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내년부터 모든 출퇴근 사고에 대해 산재를 인정하는 내용의 산재보험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지만 ‘인사청문회 정국’으로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을 경우 내년 출퇴근 산재 적용 확대에 차질이 우려된다.

출퇴근 산재적용 확대는 송파 세모녀사건과도 연관이 있는 만큼 ‘제2의 송파 세모녀사건’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파 세모녀사건은 출근 중 빙판길에 넘어지는 사고로 인해 실직 및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모녀가 자살한 사건이다. 산재 적용을 받았더라면 어쩌면 비극은 막을수 있었다는 얘기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연간 9만4000여명이 산재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5일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국회 법사위에 올라가 있는 산재보험법 개정안이 최근 여야간 극한대립의 인사청문회로 인해 이달 임시국회 본회의 개최가 불발되면서 개정안 처리가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면 내년 시행에 차질이 우려된다.

9월 정기국회로 법안처리가 넘어갈 경우 시행령 등 하위법령 마련, 산재보험 업무 집행기관인 근로복지공단의 인력 및 예산확보 차질, 전산장비 도입과 관련 프로그램개발 차질 등이 예상되는 만큼 이달 임시국회가 ‘데드라인’인 셈이다.

출퇴근 재해를 통근버스 등 예외적인 경우만 인정하는 현행 산재보험법의 출퇴근 재해 조항은 지난해 헌재로부터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받았고 개선입법 명령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이를 해소해야 한다. 현행법상 통근버스가 아닌 도보나 대중교통, 자가용 등을 이용해 출퇴근하다 발생한 사고는 산재가 아니다. 출근하다 빙판길에 넘어지면서 왼쪽 발목이 부러진 경비원 A씨, 출근길에 탄 버스가 급브레이크를 밟는바람에 다친 직장인 B씨. 퇴근길 자전거와 충돌을 피하려다 차가 미끄러지면서 다친 자가용운전자 C씨. 퇴근길 트럭이 후방에서 추돌하는 바람에 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한 D씨 모두 출퇴근 재해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8월까지 436건의 출퇴근사고 산재보험 신청 가운데 218건은 인정받았고, 218건은 인정받지못했다. 2015년의 경우 803건 가운데 승인은 379건에 불과하고 424건은 산재로 인정받지못했다.

이에 이완영 이찬열 한정애 김삼화 의원 등이 각각 의원입법으로 관련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 심사를 거친 후 지난달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현재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경영계는 헌재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산재보험과 자동차보험 간 구상권 문제 해결을 위한 준비에 시일이 필요한 만큼 전면시행은 성급한 입법조치라는 입장이다. 또 공무원연금법은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 기타 중대한 교통수칙 위반 등의 경우에는 보험급여를 제한하는데 이번 개정안은 아무런 제한 없이 보상을 하기 때문에 다른 법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내년 출퇴근 재해 적용 확대 준비를 위해 현재 TF를 운영하고 있으며 법안 통과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달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법이 통과되면 시행령 등 하위법령과 업무처리지침 마련이 필요하고 법안 및 업무 프로세스를 반영한 전산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행정 대상 증가에 따른 업무수행 적정인력 증원과 조직정비에도 나서야 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통상적인 출퇴근 재해자수는 연간 자동차사고로 7만420명, 도보 자전거 전철 기차 항공기 선박 등 자동차 이외 사고로 2만3825명 등 총 9만4245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산업재해자수가 9만656명으로 출퇴근 재해 보상도입 시 행정대상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얘기다. 업무량이 폭증할 것이 뻔하다. 이에 대비해 민원 사무 공간 마련, 전산장비 증설, 증원인력 운영에 필요한 예산 확보도 시급하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추계방식으로 내년 전면시행 시 추가보험급여는 4569억원으로 추정된다.

정광엄 근로복지공단 산재보상국장은 “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본격적으로 기재부와 인력이나 예산 협의가 가능하고 전산장비 도입과 프로그램 설계 등에 착수할 수 있다”며 “이달안으로 개정안이 꼭 통과돼야 내년부터 차질없이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