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폭증에 금감원은 “줄여라” 주금공 함구령…은행 눈치보기

“저희 은행 적격대출 한도요? 말씀드릴 수 없네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 대출이 적격대출 등 정책자금 대출로 쏠리고 있지만 이 마저도 원할하지 않다. 각 은행별로 정책자금 대출 잔여한도가 공개되지 않으면서일부에서는 ‘없어서 못 팔고’ 일부에서는 ‘한도가 남아도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고객들은 한도가 남은 은행을 찾아다니는 ‘대출 순례’를 할 수 밖에 없다.

매월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받아오는 적격대출 한도는 은행마다 다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적격대출 한도나 소진 상황을 ‘꽁꽁’ 숨기고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월초 적격대출 개시 공문이 사내 전산망에 뜨면 관련 영업을 시작했다가 한도소진 마감 공고가 나오면 영업을 그만둔다. 은행의 이번 달 적격대출 한도가 얼마인지, 현재 얼마나 남았는지 아는 직원은 해당 부서 담당 직원 뿐이다. 은행별 월별 한도가 충분하면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점이 문제다.

주금공 자료를 보면 올 들어 5월까지 시중은행들에 월평균 1조5000억원 씩 적격대출을 배정했다. 이사철인 3월과 4월 1조8000억원 씩 대출이 나갔지만 1,2,5월엔 1조5000억원 미만으로 대출이 이뤄졌다. 조기소진된 은행들도 있지만 한도가 남은 은행들도 있었다는 뜻이다. 결국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기기를 꺼려한 은행들이 정보를 통제해 고객을 지키려고 하는 셈이다.

주금공은 적격대출 한도를 배정할 때 내부 기준을 적용한다. 은행별로 대출 계획을 받은 다음 분기별로 목표액을 설정한 후 이를 삼등분해 배분하는 방식이다. 은행이 특정 월 한도를 조기 소진하면 분기별 목표액 내에서 추가 지급도 가능하다는 게 주금공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한도를 조기 소진하더라도 주금공에 추가분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번 달에 추가로 대출을 하게 되면 결국 다음 달 배정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이 적격대출과 같은 정책자금 대출에 대해서도 감독을 강화하면서 한도를 더 받아오기도 눈치가 보인다.

배정액 자체도 은행의 대출 계획이 100%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당국의 감시로 대출 계획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데다 주금공의 연간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등 자금조달 계획 등도 함께 고려해 한도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우리가 은행별 배분액을 밝히지 않지만, 은행들에게까지 각자 남은 한도를 왜 밝히지 말라고 한 적도 없다”면서 “최근 적격대출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5월까지만 보면 공급액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