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투자자문인력 대체준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은행들이 기존 투자자문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 PB’ 경쟁에 나섰다. 관련 IT 업체들과 손잡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속속 개발, 출시하면서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 잠재고객 유치 등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을 보유한 IT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내달 초 ‘사이버PB’의 리뉴얼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작년 3월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로보어드바이저인 사이버PB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투자와 협업해 자체 개발한 서비스로, 내점 고객이 정보를 입력하면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해준다. KEB하나은행은 연초 제휴한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의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인터넷ㆍ모바일로도 고객들이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포트폴리오 구성 상품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지난달부터는 금융당국의 2차 테스트베드에 참여해 막바지 점검을 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파운트와 자문 계약을 맺고 퇴직연금,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안내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산운용사가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이용해 만든 펀드를 판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파운트와 제휴해 지난달 24일 ‘우리 로보-알파’ 서비스를 출시했다. 영업점, 인터넷ㆍ모바일뱅킹 등 전 채널에서 고객별 맞춤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자체 SNS인 위비톡이나 문자메시지로 포트폴리오 조정도 제안한다. 영업점에서는 실물로봇과 음성 대화를 통해 시황안내와 투자성향 분석 등을 받을 수도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 10월 디셈버앤컴퍼니와 합작해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엠폴리오’를 내놨다. 가입금액 10만원으로 PB 서비스 문턱을 낮춘 결과, 16만5000명의 고객이 직접 포트폴리오를 설계했으며 2만2000명은 상품 가입으로 이어졌다. 지난달엔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우수한 성적으로 1차 테스트베드를 통과하는 성과도 냈다.
KB국민은행도 외부업체와 합작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1월과 5월에는 로보어드바이저 자산운용사인 쿼터백자산운용과 로보어드바이저 신탁 상품 2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출시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인건비, 점포 운영비를 들이지 않더라도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가 소수의 고액자산가, 중장년층 중심이었다면 로보어드바이저는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층으로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일임형 ISA에 한해서만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이 가능하다는 점은 은행의 한계로 지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고객들에게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포트폴리오를 안내하는 수준 밖에 안 된다”면서 “실제 계좌에서 트레이딩까지 하는 게 불가능하다 보니 증권회사에 비해 관련 서비스가 제한적이다. 금융투자업계, 당국과 협의를 통해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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