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로 中 VIP손님도 끊겨 -면세점업계 큰 손 없어지자 울상 -사드리스크 대책없어 더욱 답답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 최근 한 중동국가의 고위인사가 한국을 방문해 국내 한 시내면세점에 들렀다. 그는 반나절만에 수억 단위의 쇼핑을 마치고 갔다. 직원들은 매장 깊숙이 조용한 공간에서 그가 요구한 시계 모델들을 꺼내놓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당 고위인사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주로 들르는 화장품 코너가 아닌 한산한 명품관을 주로 돌며 각종 시계와 선글라스, 향수 등을 구매했다. 특히 거래내역에 남는 걸 우려했는지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 거액권으로 계산을 하고 갔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중동 한 국가에서 핵심서열에 밀린 왕자로 알고 있다”며 “2~3년에 한 번씩 오는데 올 때마다 최소 수천만원대의 면세점 쇼핑을 하고 간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국내 면세점을 이용하는 해외 VIP고객은 귀하디 귀한 손님이다. 이들은 주로 소수 규모로 한국을 방문해 한 번에 거액의 물품을 사기 때문에 면세점 입장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고객이다. 따라서 각 면세점에선 이 해외 VIP고객들에게 각종 혜택을 따로 제공한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중국과 일본 VIP고객을 대상으로 1:1 퍼스널케어 서비스와 매월 정기 초청행사 및 비정기적 테마 초청행사를 통해 상품 예약, 숙박 지원 및 국내 관광 자원과 연계한 한국 여행 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항공료 지원과 호텔 숙박과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며, 퍼스널쇼퍼룸과 1:1 퍼스널쇼퍼 서비스, 백화점 식음시설 이용 등을 제공한다. 면세점 관계자는 “구매 금액에 따라 서비스가 조금씩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수천억대는 구매하기 때문에 보통 숙박과 항공지원은 기본적으로 들어간다”며 “(해외 VIP 고객 대상)지속적인 초청과 행사는 필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VIP 시장은 여러 외부요인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결정으로 인한 외교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중국 VIP들의 방문도 뜸해지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사드 배치가 완료되면 주로 중국 공산당의 고위인사 측근들인 VIP들의 한국행이 더 뜸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객단가가 높은 VIP 줄이 끊기면 면세점 시장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일본 VIP가 1200명 정도인데 중국은 일본의 2배 규모이고, 객단가 역시 중국 VIP가 절대적”이라며 “일본 VIP는 엔저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 VIP들의 객단가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중국 VIP시장이 사드 리스크로 전체 규모가 줄어들면 그만큼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는 의미다.
VIP 시장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국내 면세점은 이래저래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중국 당국이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 여행을 전면금지하면서 면세점의 주요 고객이던 단체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데 이어 개인관광객과 VIP들의 방문도 끊어졌기 때문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우리나라 면세점 고객의 주요 두 축이었는데, 일본은 환율로 인해 어려워지기 시작한 지 꽤됐고 이제 사드리스크로 중국인 마저 힘들어져 면세점 시장이 정말 큰 위기에 봉착했다”며 “환율처럼 사드 리스크도 단기간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대책이 뾰족히 없다는 게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