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러시아 영토로 편입된 크림반도 경제가 내리막 길을 타고 있다. 크림의 역사ㆍ문화의 뿌리는 러시아지만, 경제 젖줄은 우크라이나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2일(현지시간) “200만 크림 주민에게 또 다른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림 주민들은 지난 3월 투표를 통해 러시아 영토로 편입을 결정했다. 러시아 편입 3개월째에 접어든 현재 크림은 금융과 석유, 전기, 식료품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경제는 수렁에 빠질 처지다.

무엇보다 주력산업인 관광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과거 크림 관광객의 70%는 우크라이나인이었다.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크림 관광청 고위 관계자가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관광무역행사에서 “예년 5월에는 호텔 예약이 꽉찼지만, 올해 5월에는 10%를 겨우 넘겼다”며 우려감을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식료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러시아 관세당국이 보건규제 등을 이유로 이제껏 크림 상점의 80%를 차지해 오던 우크라이나산 식료품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우크라이나 정치학국제연구소는 분석했다.

이 연구소의 이아로스라프 코발축 연구원은 “식료품 가격은 앞으로 수개월 동안 25%, 심지어 50%까지 오를 수도 있다”며 “러시아 주민이 됨으로써 크림 주민이 받는 연금은 50% 오르고, 공무원 급여도 올랐지만, (물가상승으로 인해)임금인상을 체감하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은행 등 금융서비스도 혼란기다. 지난 1일부터 우크라이나 흐리브냐에서 러시아 루블로 공식 통화가 바뀌면서 크림에 있던 우크라이나 은행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예금을 돌려받지 못한 고객이 러시아 예금보험청에 보험금(최고 2만달러)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신용카드 등 신용거래가 중단되면서 대부분 기업간 거래는 모두 현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다른 주력산업인 흑해 연안의 해운업은 정정불안 이후 주문이 줄었다.

크림의 국내총생산(GDP)은 2500달러선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의 약 4분의 1 정도다.

러시아는 크림에 도로 건설, 공항 개선, 러시아 본토 사이에 5㎞ 길이의 다리 건설 등 향후 10년에 걸쳐 최대 48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계획에는 라스베이거스식 카지노도 포함됐다. 하지만 러시아 조차 서방의 제재로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이러한 약속이 지켜질 지는 미지수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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