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대한건설협회 등 통해 유수 컨설팅사에 진단 의뢰 방침 -건설업 내년 ‘불황기’ 진입 전망…한계기업 정리 필요성↑ -정부, 개별 기업 살생부 작성 가능성 일축에도 업계 심리 위축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정부가 오는 4월 건설산업 경쟁력 진단에 들어간다. 내년부터 건설업 위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예측에 따른 움직임이다. 유수의 경영 컨설팅 업체에 진단을 의뢰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건설업 전반을 점검할 방침이지만, 이 과정에서 경영 상황이 악화한 개별 건설기업의 존폐가 언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선 ‘건설업 살생부’로 받아들여질 결과가 나올 수 있어 관심을 모은다.
7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건설산업 경쟁력 진단을 위해 대한건설협회 등 건설 관련 단체ㆍ조합 등과 일정을 조율 중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을 통해 조선ㆍ철강ㆍ해운 산업의 경쟁력을 파악한 형식을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측은 “업계 현실을 객관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외부 컨설팅 회사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기존 단체나 연구소는 업계 상황에 매몰돼 있기 십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진단 시행 시기는 4월로 잡혀 있다. 신임 건설협회장이 다음달 취임한 뒤 협의를 거쳐 진행할 예정이다. 컨설팅 비용은 업계가 대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건설업의 경쟁력을 살펴봐야 한다는 당위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 수주의 하락세는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해 향후 1~2년간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건설 투자는 올해 하반기 이후 ‘후퇴기’에 진입하고, 내년 이후엔 ‘불황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포트폴리오상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매출 절벽’에 직면하는 곳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 입장에선 해운 등의 산업 경쟁력을 유지ㆍ지원하는 데 실기(失期)해 국가경제가 타격을 입었던 유사 사례를 막아야 한다는 필요성도 높아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업 경쟁력 진단은 시기적으로 지금이 딱 좋은 듯하다. 일이 터지고 나면 너무 늦다”며 “(위기가 닥칠) 다음 차례는 건설업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아 전반적으로 들여다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측은 보고서에서 “국내 시장에선 매출 절벽을 보완하기 위한 수주 실적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고, 대형 건설사는 공격적인 해외 수주 전략을 꾀할 수 있지만 무리한 수주는 리스크를 높인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구조조정 등을 포함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현재로선 개별 기업 차원의 ‘살생부’가 나올 가능성은 일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진단 결과 하위 기업의 구조조정 가능성과 관련, “개별 기업을 갖고 진단을 하려면 스트레스테스트 등을 해야 하는 것인데, 경쟁력 진단은 사업 전체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런 설명에도 건설업계의 심리는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당장 국토부가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이날 건설기업 대상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설명회를 열어 건설사의 자발적인 구조 개편을 유도해서다. 정부가 전면에서 건설업계의 인수합병(M&A) 등에 나서진 않지만, 기업 자율적으로 사업재편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도록 고안된 법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원샷법은 과잉공급으로 경영이 어려운 기업이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조정에 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세제ㆍ연구개발(R&D)ㆍ자금 등을 일괄 지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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