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처분금 715억원 반환 못해 -시내면세점 출혈경쟁 영향받은 듯 -면세점 전체 구조조정 이어질 전망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유통 대기업들이 잇달아 서울 시내면세점에 입성하면서 대한민국 1호 시내면세점인 동화면세점이 흔들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동화면세점은 호텔신라가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한 주식 35만8200주(19.9%)에 대한 처분금액 715억원을 지난해 12월 18일까지 반환하지 못했다.
동화면세점과 호텔신라는 오는 2월23일까지 10% 가산율이 적용된 788억원의 처분 금액을 갚는다는 데 합의를 했다. 하지만 동화면세점은 매도청구권 처분금액 상환을 유예 받았지만 경영상황은 불확실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화면세점의 경영악화를 유통 대기업들이 서울 시내면세점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중소ㆍ중견 면세점들이 위협을 받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5년 6곳이던 서울 지역의 시내면세점은 2016년 9곳으로 늘었고 올해는 4곳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 서울 시내면세점은 2배 이상 늘었다. 앞으로 더욱 더 업체들간 출혈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루이뷔통을 비롯한 샤넬, 에르메스 등 소위 ‘명품 빅3’를 모두 유치해 1979년 이래 면세점의 명성을 이어왔다. 2015년 기준 매출 규모는 3226억원으로 워커힐면세점 2874억원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유통 대기업들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명품 빅3 중 한 곳인 루이뷔통이 철수했다. 업계에서는 루이뷔통이 동화면세점에서 다른 대기업 시내면세점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구찌, 몽블랑 등 럭셔리 브랜드와 루이까토즈, 제이에스티나 등 국내 잡화브랜드들도 잇달아 이탈했다. 이에따라 영업시간도 조정에 들어갔다. 오전 9시 30분에서 오후 7시 30분으로 1시간 단축했다.
동화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브랜드 철수 등으로 인해 영업상황이 힘든 것은 사실”이라면서 “영업시간 단축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시간에 따라 탄력적으로 영업시간을 운영하기 위한 조치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지난 11월부터 이어진 주말 촛불집회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촛불집회로 인해 토요일에는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하는 등 매출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4분기 817억원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3분기 869억원보다 50억원이상 줄었다.
동화면세점 관계자는 “촛불 집회영향으로 주말영업에 타격을 입었다”며 “매출이 10% 정도 빠졌다”고 했다.
비단 동화면세점의 상황만은 아니다. 중소중견 시내면세점 2호점인 SM면세점도 이와 다르지 않다. SM면세점은 하루 평균매출이 4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SM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 208억원을 기록했는데, 4분기에도 영업손실만 66억원가량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M면세점의 실적이 바닥을 치면서 하나투어도 타격을 입었다. 하나투어는 2015년 영업이익 400억원을 넘었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연결기준으로 171억원에 그치며 곤두박질 쳤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이 면세점에 진출하면서 초기 정착을 위한 과도한 수수료 경쟁과 정부의 무분별한 특허 발급 등에 따른 후폭풍이 중소중견 면세점으로 불어닥쳤다”면서 “면세점업계 전체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