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현빈의 중저음 목소리는 매력적이다. 얼굴까지 잘 생긴 그가 ‘내 이름은 김삼순’이나 ‘시크릿 가든’ 등 로맨틱 코미디에 잘 어울린다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빈이 이번에는 재벌 2세도 아니고 백마탄 왕자도 아니다.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에서 그가 맡은 역은 특수부대 출신 북한 형사 림철령이다. 말도 별로 하지 않고 몸을 위주로 활동하는 과묵형이다.

“시나리오를 봤더니 소재가 신선했다. 남북이 공조해 수사를 한다는 게 흥미로웠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서 오는 불협화음도 재미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했던 기존 작품들과 표현방식이 달랐던 것도 좋았다.”

현빈은 ‘공조’에서 고난도 액션을 보여준다.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를 맡은 유해진과 한 조가 돼 공조 수사를 펼치는데, 유해진이 유머를 맡았다면, 현빈은 액션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원래 움직이고 운동하는 걸 좋아한다. 액션에 부담감이 있다기보다는 계속 긴장하고 있는 게 힘이 들었다. 총으로 근접거리에서 사격하는 장면은 긴장될 수밖에 없다. 화력발전소와 같은 촬영장소도 부상의 위험이 있는 곳이다. 안전장치를 잘 만들어준 특수팀, 촬영팀, 편집팀에 고맙다.”

현빈은 ‘다이하드’ ‘나쁜 녀석들’을 참고로 해 강하게 보이는 방법 등을 연구했다. 현빈의 다음과 같은 말은 액션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잘 알려준다.

“액션은 점점 사실적으로 변해간다. 실제 타격 처럼 보여야 한다. 나도 현장에서 보니 무섭기도 했다. 리허설에서는 힘을 빼지만 촬영에서 액션의 주고받음이 이뤄지면 나도 어찌될지 몰라 위험했다. 잘못 맞아 병원에 가기도 했다. 액션은 맞는 게 더 편하다”

그는 영화에서 유해진과 긴 시간을 함께 보내며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난다. 그 미묘한 변화를 현빈은 말이 아닌 짧은 눈빛으로 표현해냈다.

“해진이 형이 편하게 해주었다. 상대배우에게 배려를 해주었다. 본인이 많이 가져가지만, 상대를 방해하지는 않는 선배다. 해진이 형의 애드립은 현장에서 튀어나오는 게 아니고, 철저하게 준비하신 거다.”

현빈은 처음 작품을 함께 하는 선배 유해진과 친해지기 위해 술 한 잔 사달라고 했다. 결국 유해진의 집에서 1박2일간 술을 먹어 좀 더 편한 사이가 됐다. “해진이 형이 술을 좋아하는데, 나는 몸 때문에 술을 많이 못 먹은 게 아쉬웠다”는 것이다.

현빈은 소녀시대 윤아와 함께 연기한 것도 좋았다고 했다. 현빈은 “윤아는 현장에서 항상 밝았다. 그 모습이 스크린에 잘 담겼다. 첫 영화인데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윤아의 연기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현빈이 주연을 맡은 ‘공조’는 조인성이 주인공인 ‘더킹’과 붙어 선전하고 있다. 그는 “‘더킹’과 붙어 부담감 같은 건 없다. 서로 장르가 겹치는 건 부담일 수 있지만 둘 다 다른 이야기라 관객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공조’에는 메시지와 오락성이 적당하게 있다”고 덧붙였다.

현빈은 군 제대후 더 단단한 남자로 바뀐 것 같다. 군대 가기 전에는 스타라는 모습이 조금 강했다면, 이제 배우의 의미가 더 강하게 다가온다. 그는 액션, 멜로, 역사물 등을 두루 보고 책을 많이 읽는다.

“연기를 하면서 생각한다. 내가 잘못하는 건 아닌가? 내가 본 것과 읽은 것으로 상황을 파악해 연기 방향을 잡는 스타일이다. 평소 책을 읽는 것은 상상력이 자극되기 때문이다.”

현빈은 ‘그들이 사는 세상’과 ‘시크릿 가든’ 등 드라마 출연도 무척 좋아한다. 특히 김은숙 작가 예찬론자다.

“김은숙 작가 작품은 상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막상 하면 재미 있다. 현실에서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이야기도 대사로 잘 풀어낸다. 그게 잘 어울린다. 그동안 촬영때문에 못 본 ‘도깨비’를 보려고 한다.” 김은숙 작가 능력을 이야기 하는 현빈을 보며 멀잖아 드라마 한 편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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