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피고인이 K스포츠에 들른 일이 있습니까” (이경재 변호사)
“들른 적은 없지만 반경 100미터 이내서 회의를 주재했습니다”(노승일 K스포츠 부장)
2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서는 최순실(61) 씨의 ‘재단 사유화(私有化)’를 두고 열띤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K스포츠부장은 재단을 최 씨가 실제 운영했고 사유화했다고 증언했다. 재판을 지켜보던 최 씨는 노 부장의 폭로에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며 울먹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의 7회 재판에서 노 부장은 최 씨의 지시가 없으면 재단이 어떤 사업진행도 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노 부장은 최 씨가 직원 채용부터 자금집행까지 보고받고 지시했다며 “재단 이사가 출장 갈 때도 최 씨의 허락을 받고 갔다”고 했다. 또 “재단 이사회가 있지만 모든 이사들이 최 씨를 거쳐야만 선임됐다”며 “이사회는 유명무실한 기구였다”고도 했다.
그는 최 씨가 재단을 사유화한 근거로 재단이 최 씨 조카 장시호(38) 씨 회사와 맺은 용역계약서를 들었다. 그는 재단이 설립 한달 밖에 안된 장 씨의 회사와 용역 계약을 맺었다며 결국 재단 돈이 최 씨 일가에 빠져나간 것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재단이 최 씨 회사인 더블루케이와 7억원 대 연구용역계약을 맺으려 시도한 데 대해서도 “최 씨가 연구용역비가 들어오면 제 보너스도 준다고 했다”며 용역계약이 재단 자금을 빼내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진술했다.
최 씨 측은 재단에 방문한 적도 없다고 맞섰다. 그러나 노 부장은 “재단에 방문한 적은 없지만 100미터 반경에 있는 식당에서 회의를 주재했다”며 “더블루케이 사무실이 최 씨의 아지트로 재단에 대한 결정이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최 씨 측은 또 최 씨가 재단 자금을 꺼내 쓴 것이 아니라며 ‘사유화’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더블루케이를 통해 재단에서 용역비 명목으로 7억원을 타내려 했지만, 재단 사무총장의 반대로 미수에 그친 바 있다. 노 부장은 “장시호 씨 회사로 돈이 빠져나간 건 최 씨 회사라고 안보이느냐”며 “감히 말하지만 장 씨의 더스포츠엠도 최 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 부장은 이날 최 씨가 재단의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지시했다는 각종 증언과 증거를 쏟아냈다.
그는 이날 5장의 포스트잇을 검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최 씨가 자필로 작성한 업무지시 메모라고 부연했다. 메모지에는 ‘5대거점 종합형 스포츠클럽 건립 대상지역’ ‘포스코 스포츠단 창설안’ ‘여자배드민턴’ 등 재단의 주요 사업에 대한 내용이 쓰여있었다.
재판 말미 최 씨는 직접 발언기회를 갖고 노 부장의 발언을 모두 부정했다. 최 씨는 “모든걸 항상 저한테 전부다 하는 것 같은데 그런 의도로 일한 것도 아니다”며 “재단을 직접적으로 운영하거나 사익추구했다고 하는데 그런 목적에서 한적이 없다”고 울먹였다. 재판장의 질문에 단답으로 일관했던 앞선 6차례 재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