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ㆍ서민 모두 지갑 닫은 유통가 -손님 줄어드니, 백화점들 실적부진 -“장사 안되니까…” 직원들 눈칫밥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이러고 돈 받아가도 되냐 싶을 정도에요. 손님이 너무 없으니까. 눈치가 좀 보이네요….”
스스로를 설 선물 아르바이트라고 밝힌 한 직원은 “너무 장사가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지하매장에 마련된 선물코너에 있는 손님은 3~4명 남짓, 이맘때부터 시작해 명절세트 판매 호황이 시작되지만, 올해는 그런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매장에서 만난 다른 직원은 “올해 설날은 지난해 추석보다는 많이 매출이 부진할 것 같다”며 혀끝을 찼다.
지난 20일 서울시내 한 백화점의 선물 세트 코너에 다녀왔다. 서울시내 최고의 백화점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에서는 상품을 물어보는 사람은 많았지만, 실제 선물을 사는듯한 고객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선물 소개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비교적 분주한 반면, 주문을 받는 고객들은 비교적 여유로워 보였다.
인근 면세점도 마찬가지였다. 평일 낮시간이긴 했지만 손님이 적어보였다. 이 면세점 관계자는 “원래 매출이 계속 신장해왔는데, 최근들어 주춤하고 있다”며 “이래서 불황이겠구나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 2인이상 가구의 평균소득 대비 소비지출은 50%대 수준, 1분기에는 58.6%,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57.9%, 58.0%였다. 해마다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평균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은 2003년 64.6%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2010년 63.0%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 2013년에는 59.6%를 기록하며 60%아래로 내려오더니, 이어 2014년 59.3%, 2015년 58.6%를 기록한 바 있다.
해당 조사에서 소득 상위 10분위 계층(상위 10%)의 소비는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부유층은 지난 2005년 전체 수익의 50.3%를 소비했지만, 2010년 48.2%를 기록했고 지난 2015년에는 소득의 45.1%만을 소비에 사용했다. 지난 2016년도 40%대의 수치 달성이 유력하다.
부유층이 소비를 줄이자, ‘불황에도 뜨겁다’는 속설이 있는 백화점과 면세점 업체들도 실적 부진으로 시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양월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고,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0.8~1.5%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축ㆍ증축 매장이 늘어났던 신세계백화점만이 11월 12.9%, 12월 8.9% 홀로 성장했다.
면세점업계도 부진했다. 관련업계가 추산하는 지난 4분기 서울시내 면세점들의 영업적자는 113억원이다.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20억원 축소됐다. 여기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와 같은 문제도 있었지만 국내 고소득층의 소비 감소의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면세점 업체들은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며 손님을 모으려 노력하지만, 역부족이다. 국내ㆍ외의 정치ㆍ경제 불안정성으로 쉽게 지갑을 열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백화점업체 측은 “이벤트를 진행해서 매출을 어느정도 올릴 수는 있겠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분위기”라며 “경제불황이 계속되니까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