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이즈미 세이치 지음, 김종철 옮김/여름언덕=‘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유홍준이 “제주도에 관한 연구서를 넘어서 인류학적 조사 방법과 분석, 서술의 한 전범을 제시한 명저”라며 “진실로 제주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쓴 저서”라고 꼽은 책이다. 제주도의 지질과 동식물 분포같은 자연환경에서 신화와 역사, 사람들의 의식주를 비롯해 종교, 언어, 풍습, 관혼상제 등이 망라돼 있다. 1935년부터 1965년까지 ‘제주살이’에 관한 총체적 보고서다. 저자 이즈미 세이치(1915~1970)는 경성제대출신으로 메이지대학 교수, 도쿄대학 동양문화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문화인류학자다.
▶이미지 인문학1/진중권 지음/천년의상상=진보 논객으로 잘 알려진 진중권이 인문학자이자 미학자로서의 사유를 담은 새 책. 가상과 실재의 분리를 근본으로 했던 전통 철학의 전제를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상상과 이성, 허구와 사실, 환상과 실재 사이의 단절을 봉합선 없이 이어준다”는 사유로 전환시킨다. 진중권은 “이로써 가상과 현실사이에 묘한 존재론적 중첩의 상태가 발생한다”며 “그것을 우리는 ‘파타피직스’(pataphysics)라 부를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가상과 현실이 중첩된 디지털 생활세계의 존재론적 특성이자, 동시에 그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디지털 대중의 인지적 특성”으로 파타피직스를 파악하며 이를 디지털 이미지의 시대, 새로운 인식론과 존재론의 기초로 삼는다. 근대 및 현대철학의 사유와 개념들을 가지고 놀듯 요리하고, 전통적인 예술 작품과 사조에서 최근의 인터넷 유행과 사건들까지를 마음껏 건너 뛰어다니는, 명쾌하고 경쾌한, 디지털 시대의 젊은 미학자로서 진중권의 글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100억명/대니 돌링 지음, 안세민 옮김/알키=인구의 변화로 미래 사회를 예측한 책이다. 세계 인구 50억명이 되기까지의 인류 역사 전반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해 2000년 60억명, 2011년 70억명까지 이른 과거의 지구적인 이슈를 다루고, 이를 통해 미래를 조망했다. 저자는 2025년 세계 인구 80억명 시대가 되면 가장 큰 파멸의 원인이 식량이나 광물, 석유가 아니라 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독신자들이 도시를 점령할 것이며 인종주의와의 싸움이 주요 의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90억명에 도달하는 2045년엔 중소도시는 사라지고 거대 도시만이 살아남으며, 그 거리는 이민자로 채워질 것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2100년 100억명 시대에는 희토류 원소가 자원의 핵심이 되고 전세계의 국경이 사라지며 채식주의자가 늘어나 생선 및 육류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저자 대니 돌링은 영국 셰필드대학교 인문지리학 교수다.
이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