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후 설 유통가 변화 바람
명절색(色)이 덜 든 설선물 코너는 한산했다. 설날까지는 아직 3주, 시간이 제법 남았기 때문이다.
한편 설 선물세트 사이로는 가운데 위치한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들이 보였다. 저마다 ‘실속세트’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상품들이 매대 중심에 자리했다. 명절때 찾아보기도 힘든 선물세트들이었다.
1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설 선물세트 본판매에 나섰다. 지난 6일에는 롯데백화점이 다른 백화점들과 달리 일찍 본판매에 돌입했다.
올해는 김영란법 시행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인만큼 저가형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 유통업체가 지난 추석 선물세트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 늘어난 가운데 상당부분이 5만원 이하 매출 상품(6% 신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3만∼4만원대는 12% 매출이 늘어났고, 1만∼2만원대 상품도 5% 신장세를 보였다. 반면에 5만∼6만원대는 -10%, 10만원 이상 선물세트는 -15% 매출이 줄었다.
올 설날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 선물세트 직원은 “올해는 김영란법도 있고, 경기도 안좋으니 판매량이 많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저렴한 선물세트가 잘 나갈 것 같다”고 했다.
올해 신세계백화점 선물코너에서 5만원이하 ‘실속형 제품’이 가운데를 차지한 것은 이와 궤를 같이한다. 욕실용품 진열대에서는 고급 샴푸인 ‘려’ 한방샴푸세트 대신 1만4900원짜리 치약ㆍ샴푸 종합2호 선물세트가 중심에 위치했다. 게장 선물세트 코너에서도 ‘영덕게 병3P-1호’(5만원)와 ‘영덕게 전통간장세트’(3만원)가 가운데였다. 장류 코너도 ‘명인의 장 실속세트3호’(4만2000원)가 맨 가운데였다.
이런 트렌드는 신세계만이 아닌 올 설날 유통가 전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많은 업체들이 5만원이하 실속형 선물세트를 따로 소개하는 가이드북을 발간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속형 선물세트의 비중도 늘어났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올해 5만원이하 실속 선물세트를 전년 설 대비 43% 증가한 603세트를 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진행한 설 명절 ‘기프트 슈퍼쇼(Gift Super Show)’ 박람회에서 5만원이하 선물세트 130여종을 선보였다. 이는 행사장에서 선보이는 전체 선물세트 품목 수의 55%에 해당했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명절에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매출이 크게 늘었다”면서 “이에 올해도 저렴한 선물세트 비중을 늘려 명절을 준비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실속 세트는 귀한 몸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