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전 7만개였는데 5만개나 폐업 - 편의점ㆍ대형마트에 속속 밀려나 - 특징 살린 콘셉트슈퍼로 생존 모색 - 남은 슈퍼들 “죽을 수 없어 변신중”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7만개에서 2만개.’
동네슈퍼마켓이 4년새 5만개나 사라졌다. 동네에 있는 슈퍼마켓의 71.43%가 자취를 감춘 셈이다. 동네 어귀 가판에서 할아버지ㆍ할머니들이 지키던 구멍가게들이 있던 자리에는 이제 개인형 SSM,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들어섰다. 인근에 마트와 편의점이 속속 생기자, 동네 슈퍼마켓은 경쟁력이 급속도로 상실됐고, 손님들은 슈퍼를 찾지 않게 됐다. 골목 슈퍼의 따뜻한 정(情)을 찾기엔 쉽지는 않게 됐다.
그렇게 5만개 슈퍼는 문을 닫았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점포(슈퍼)도 2만여개나 있다.
생존한 슈퍼마켓의 선택지는 두가지다. 편의점으로 업종을 변경하거나 점포 문을 닫는 게 한 가지, 나머지 하나는 소규모지만 특장점을 살린 ‘콘셉트슈퍼’로 생존을 이어가는 것이다.
12일 통계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반형 슈퍼마켓들은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해마다 매출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2010년을 기준으로 해마다 산정하는 소매판매액 업태별 지수에서 슈퍼마켓의 지난 2015년 전체 매출액은 3.5% 감소했다. 동네상권의 경쟁자인 대형마트(11.9%), 체인형 슈퍼마켓(22.2%)과 편의점(57.7%)은 같은기간 매출이 성장했다.
지난 2015년 슈퍼마켓업계 전체 매출액은 36조7000억원, 하지만 이중 상당수가 체인형 슈퍼마켓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최근들어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외에도 개인이 운영하는 중견ㆍ개인형 SSM이 거듭 늘어나면서 일반 슈퍼마켓들의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2013년 7만개였던 동네 슈퍼마켓은 현재 2만개로 줄었다.
이러다보니 사연도 갖가지다. 서울에서 슈퍼를 운영해왔던 이모(60) 씨는 30년간 운영해왔던 슈퍼마켓 문을 지난달 닫았다. 인근에 편의점이 들어오고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매출부진으로 더이상 운영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이 씨는 편의점 개점 등 다른 사업을 알아보고 있다.
반면 서울 시립대 앞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황호연(38) 씨는 생존을 위한 변화를 모색 중이다. 황 씨는 최근 슈퍼를 리모델링하고 편의점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묶음형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1인 가구, 2030층에 맞는 소포장 제품도 추가로 구비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데 성공했다. 황 씨는 “담배 매출을 빼고도 일일 매출이 100만원을 넘는다”며 “리모델링 전에는 50만원이었으니 매출이 2배 뛴 셈”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지원 사업은 부족한 상황이라 동네슈퍼의 현실은 온통 가시밭길이다. 대기업들의 동네상권 공격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슈퍼마켓협동조합 연합회 측은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예산 부족 때문에 하고싶은 사업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