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코스피가 ‘삼성전자 효과’에 힘입어 2050선 ‘지붕 킥’에 나선 가운데 전기전자(IT) 종목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삼성전자가 속한 전기전자주가 더 비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코스콤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업종(보통주 기준ㆍ우선주 제외)의 시가총액(376조원) 비중은 28.48%로, 10일 4분기 실적 ‘어닝서프라이즈’로 신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261조8042억원으로 이 중 19.79%를 차지했다.
IT업종 호황과 ‘삼성전자 효과’에 힘입어 함께 신고가 행진 대열에 참여한 SK하이닉스(2.73%)까지 합하면 무려 22.69%에 달하게 된다.
업종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제조업(60.49%)으로, 전기전자업종이 2위에 올랐다.
전기전자 업종은 지난해 1월 초(4일) 유가증권시장 내에서 시가총액(254조6453억원) 비중이 21.23%에 불과했지만, 지난 11월 25%대를 돌파, 지난 6일 시가총액 336조6867억원까지 불어나며 26.39%까지 치솟았다.
이는 삼성전자의 비중 확대에 발맞춘 것으로, 지난해 지배구조개편 기대감과 더불어 주주가치제고 방안 발표, 반도체 업종 호황으로 연말 신고가 행진을 거듭한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1월 초 시가총액 177조4957억원으로 코스피 내 비중이 15.10%에 그쳤으나 올해 1월 3일 20.17%로 최대 비중을 기록했다.
수익률 면에서도 전기전자업종의 독주가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고가를 경신한 지난 9일 하루 동안 전기전자 업종은 2.59% 상승했다. 반면, 다른 업종은 종이ㆍ목재(0.71%), 제조업(0.72%)를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기전자 업종이 홀로 장 견인에 나선 셈이다.
지난해 1월부터 지난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는 45.44%의 수익률을 내며 상승률 1위에 올랐다.
이는 철강금속(25.54%), 코스피50(18.00%), 코스피100(14.47%), 대형주(9.62%), 코스피(6.78%) 상승률을 월등히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만 해도 전기전자 업종은 39.91%의 수익률을 기록해 철강금속(27.95%), 코스피50(16.02%), 코스피100(12.74%), 대형주(8.28%), 코스피(5.61%)를 가뿐히 제쳤다.
올해 들어서도 전기전자(3.7%)는 코스피50(1.6%), 코스피100(1.4%), 대형주(1.26%), 코스피(1.12%) 상승률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이러한 전기전자업종 편중 현상은 삼성전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올해도 삼성전자를 필두로한 IT업종 편중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실적모멘텀을 점검해 보더라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하드웨어 등 IT관련 3개 종목은 12월 중순 이후 2017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3%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IT업종은 실적모멘텀과 더불어 계절성,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익 개선 기대감 등 다양한 모멘텀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도 IT업종 위주의 트레이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장 IT주 뿐 아니라, ‘제4차 산업혁명’ 호황으로 IT업종 중심의 장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편중 현상이 결국 자본시장 전체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삼성전자의 비중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 자체가 시장에서는 리스크”라며 “IT업종 쏠림 현상도 시장 전체에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 실장은 “전체 주식시장이 특정 종목의 주가 움직임에 크게 의존하게 되면 다양성이 없어지면서 외부 충격에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성이 커진다”며 “시장의 장기적인 균형적인 발전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외국인들에게 삼성전자가 가장 중요한 투자처는 맞지만, 삼성전자 종목 이외의 여러 다양한 종목에 투자가 골고루 분산되는 쪽이 시장 발전 측면에서는 더 긍정적”이라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르는 걸 견제하는 방식보다는 투자자금이 다양한 종목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보제공 채널이나 시장의 전체적인 투명성 개선하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게 장기적인 대응 방안”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