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23일 오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투입하고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특별감찰반은 대통령 친인척과 고위공직자 비리 첩보를 수집하는 부서로, 사무실은 청와대 밖에 위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의 국정농단 방치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 전 수석은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유용과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으로 이미 지난 7월부터 수사대상이 됐다. 현직 민정수석이라는 신분을 방패로 검찰 조사를 비켜가는 듯 했으나 이번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본격 수사선상에 올랐다. 그는 2014년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으로 비선실세 파문을 한 차례 겪었음에도 이후 최순실 일가의 국정개입을 막지 못해 책임론(직무유기)이 제기됐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차은택 씨가 ‘우병우 수석이 내 뒤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말했다”고 폭로해 우 전 수석의 국정농단 방치 의혹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지난 6일 검찰에 소환된 우 전 수석이 질문을 하는 취재진을 째려보고, 청사 내부에서 팔짱을 낀 채 웃는 모습이 보도되면서 우 전 수석을 향한 비난 여론은 확산됐다. 결국 김수남 검찰총장이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도 수사하라고 지시하면서 우 전 수석은 또 한번 검찰 포토라인에 설 처지가 됐다.
우 전 수석은 올 6월 검찰의 롯데그룹 압수수색 정보를 최순실 씨 측에 흘려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미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45억원을 낸 롯데는 재단의 요구로 올 5월 또 다시 70억원을 추가 출연한 사실이 있다. 최 씨가 신동빈 회장의 검찰 수사 무마를 조건으로 롯데에 거액의 기금 출연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최 씨가 운영한 K스포츠재단이 롯데로부터 받은 70억원을 검찰의 롯데 압수수색 하루 전날 돌려준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해왔다.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당시 수사기밀을 재단에 알려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의혹이 사실일 경우 당시 사정을 책임진 우 전 수석에게는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적용될 수 있다.
앞서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우 전 수석 자택을 압수수색해 우 전 수석과 우 전 수석 부인의 휴대전화 각각 1대를 포함해 상자 두 개 분량의 자료를 압수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