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미국의 대선 결과와 연내 금리인상 등 시장 불확실성 확대 국면에서 금융권이 외화 유동성 챙기기 등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달러화의 급격한 변동성을 예상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보호무역 기조로 원화를 포함한 신흥시장 통화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클린턴이 당선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결국은 달러화가 강세 기조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은행권은 연말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일찌감치 ‘달러’ 확보에 나선 모양새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의 외화 사정을 나타내는 3개월 기준 외화유동성 비율을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외화유동성 비율이 118%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109.37%), KEB하나은행(102.86%) 등이 뒤를 이었다. 9월 기준으로 KB국민은행(116.4%), 농협은행(108.06%), 기업은행(103.64%)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당국의 규제기준인 85%를 넘겨 100%를 웃도는 수준의 외화유동성 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만기 3개월 이내인 외화자산을 외화부채보다 더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권이 ‘달러’ 챙기기에 분주한 이유는 브렉시트 이후 금융당국이 외화유동성 점검을 강화한 영향이 크다.
연내 미국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을 전후로 금융당국의 외화유동성 점검도 수시로 이뤄졌고, 이에 따라 은행권이 외화유동성 관리에 주력한 결과인 셈이다.
달러 예금이 큰 폭 증가한 점도 한 몫 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3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 3분기 국내 기업의 선물환 순매입 규모는 10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3분기 중 기업이 산 선물환은 168억달러, 판 선물환은 157억달러로 각각 조사됐다.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 만에 선물환 매입 규모가 매도 규모보다 더 커진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미리 달러화를 사두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선물환 순매입 규모가 올해 들어 처음 플러스(+)로 돌아섰고, 달러화 예금도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9월말 기준 개인의 달러화 예금 역시 96억8000만 달러로 8월보다 7억7000만 달러 늘었다. 개인의 달러화 예금은 사상 최대치로 지난해 7월 말 50억 달러와 비교하면 1년 2개월 사이 두 배 수준 늘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개인의 투자성 달러예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대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은행권에 외화유동성 상황과 건전성을 점검을 재차 요구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앞으로 금융ㆍ외환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위해 철저히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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