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수익률 신흥국보다 저평가 상장기업 자산가치도 낮은수준 금리보다 배당수익 훨씬 높은데 상당수 주식시장 불안하다 인식 순환출자 복잡한 지배구조 한몫
“국내 주식이 너무 싸다고들 말하지만, 유동성 파티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글로벌 증시에 비해 국내 증시만 왕따를 당한 듯 무기력한 현상은 올해도 여전합니다”
초저금리 시대, 투자처를 잃은 뭉칫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면서 재건축시장이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코스피는 올해도 박스피(1900~2050선의 답답한 박스권 흐름)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무엇보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잊을만하면 터지는 오너 리스크 ▷한미약품 늑장공시 의혹 사태처럼 기업과 대주주의 모럴헤저드 ▷외국인과 휘둘리는 취약한 증시 수급기반 ▷기관투자가의 역할 축소에 따른 주가 안전판 부재와 주가 변동성 확대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와 정보의 비대칭성 ▷북 핵리스크 등은 글로벌금융시장에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요인이다.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2050 수준에 다다르면 주식 및 펀드를 팔고 있다. 1900에서 사고 2000 선 위에서 파는 패턴만 반복하고 있다.
2050선은 그야말로 넘사벽이다.
지난 11일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소식에 코스피가 1%넘게 급락한 것을 보더라도 국내 증시가 충격에 얼마나 취약한 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동성 파티에 소외된 증시, 신흥국보다도 ‘저평가’=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6배로 주요 선진국 PER의 평균인 21.3배보다 낮을 뿐아니라 신흥국 보다도 저평가 돼 있다.
PER은 주식 가격을 순이익으로 나누어 주가가 1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이 번 이익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23.0배, 영국 22.3배, 프랑스 18.4배, 독일 17.7배, 일본 15.8배다. 특히 한국의 PER은 주요 신흥국 PER 평균인 14.8배보다도 낮다.
신흥 국가별로 PER을 보면 중국 12.9배, 인도 22.3배, 브라질 20.1배, 대만 15.3배, 태국 18.0배다.
국내 코스피 상장 기업의 보유 자산의 가치도 상대적으로 낮다.
코스피 200지수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1.00배로 선진국 PBR 2.17배는 물론 신흥국 1.54배보다 저조했다. 심지어 시중 은행주들은 청산해도 남는 것이 없이 오히려 손해인 0.5배 내외에 불과하다.
이같은 한국 시장에 대한 저평가를 일명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부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가지 요인으로 시원하게 설명되지는 않는다. 한국만의 지정학적 요소, 불투명한 지배구조 요소, 수급기반 문제 등 여러 요인이 지적된다.
▶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투자자들은 여전히 외면=시중금리가 1% 밖에 안돼 금리보다 배당 수익률이 훨씬 높은 종목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수급 기반에 취약, 주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올 코스피 예상 배당수익률은 사상최대인 1.7%로, 기준금리(1.25%)보다 훨씬 높지만 안전자산마저도 증시를 외면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배당을 확보해도 주가 크게 하락하면 효과가 없고, 자칫 예금보다도 못한 결과를 초래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증시를 받쳐줘야 할 기관들이 제 역할을 못하다 보니, 상당수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 한국의 지위는 경제적 위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순환출자로 얽혀 있는 일부 대기업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불명예스러운 용어를 탄생시킨 요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들어 배당성향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배당성향은 여전히 낮을 뿐아니라 지나치게 보수적인 한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정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오는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시 전문가는 “자사주 매입은 경영진이 마음만 먹는다면 실행할 수 있는 부분으로 상장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이 사상최대치에 달하고, 마땅한 투자처도 없는 상황이라면 자사주 매입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익부진과 이익전망치에 대한 신뢰도도 문제다.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주요 상장사의 실적을 전망하고 있지만, 뒷북치기 일쑤다. 특히 ‘늦장공시’ 사태가 사전정보 유출 및 불공정 거래 문제와 연결된 한미약품 사태같은 일이 수시로 반복되면서 국내 증시의신뢰도도 도마위에 올랐다.
박영훈 기자/
par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