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작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상철 건강보험공단 이사장도 정부에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건강보험 부과체계와 관련 있는 ‘건보료 민원(부과ㆍ징수ㆍ가입자격)’ 건수는 2013년 5729만건, 2014년 639만9000건, 2015년 6725만5000건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해마다 전체 건보공단 민원의 80% 이상은 보험료 관련 민원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가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현행 건보료 부과체계는 지난 1989년 정부가 전 국민을 건강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면서 보험혜택은 동일하게 제공하되 보험료를 거두는 부과기준은 가입자격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 것이 시초다. 당시 정부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나눠 이원화된 기준으로 보험료를 매겼다.
임금근로자인 직장가입자에게는 근로소득을 중심으로 보험료를 거뒀지만, 지역가입자에게는 세대원 수와 나이, 재산, 자동차 등에 점수를 매겨 소득을 ‘추정’한 후 보험료를 부과했다. 당시는 지역가입자의 소득자료 보유율이 10%대에 불과했던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었다.
2000년 들어서는 지역가입자를 연간소득 500만원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 500만원 초과 세대는 소득ㆍ재산ㆍ자동차에, 500만원 이하 저소득 세대는 생활 수준 및 경제활동참가율(성ㆍ연령ㆍ재산ㆍ자동차로 평가)과 재산, 자동차 등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했다.
여기에 어린이와 학생, 노인 등 소득이 없는 사람은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얹혀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보험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조치는 보험료 부담능력이 있는 부유한 피부양자를 두고 무임승차 논란을 낳았다. 2014년 6월 현재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5014만2000명 중에서 피부양자는 2054만5000명으로 40.9%를 차지한다. 전체 가입자 10명 중 4명꼴이다.
이처럼 건보료 부과체계 복잡하다 보니 지역가입자를 중심으로 건보료 관련 민원과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은퇴나 실직 후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자격이 바뀐 사람들은 보험료가 2배 이상으로 올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국회예산정책처는 보건복지부의 제도개편 의지 부족을 지적하고 나섰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5회계연도 결산분석’ 보고서를 통해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형평성, 국민의 수용 가능성, 건보재정의 지속가능성 등을 검토해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현행 부과체계의 틀 안에서 건보료 부과 형평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예컨데 근로소득 이외에 임대ㆍ사업소득 등 종합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에게 지금보다 보험료를 더 많이 납부케 하는 방안이 있다. 또 직장가입자에 얹혀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무임승차하는 피부양자에 대한 인정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기준만 조정하면 된다.
정춘숙 의원도 “복지부는 더 늦기 전에 불공평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에 대한 정부계획을 내놓고 하루빨리 개선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