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군함·해양플랜트로 미래 대비
HD현대重, 1.1조 투자해 엔진·SMR 공장 구축
한화, 美 군함 시장 진출 추진
오스탈 USA 인수 진행 中…12억달러 제시
삼성重, FLNG 사업서 두각
사업 다각화로 불황기·불확실성 대비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엔진과 군함, 해양플랜트 등 비상선 사업 강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기존 주력 먹거리인 상선 사업에서 중국의 부상 등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 비상선 사업 경쟁력을 키워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비상선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우선 HD현대중공업은 최근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울산에 발전용 엔진 공장, 소형모듈원전(SMR) 핵심 설비를 제작하는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엔진 공장은 2028년 상반기, SMR 주기기 공장은 2029년 상반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화는 미국 조선 거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호주 조선·방산 기업인 오스탈에 오스탈 USA 사업 법인과 운영자산 10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최대 12억달러(1조6000억원)를 제시했다. 오스탈 USA는 현재까지 34척의 미 해군 군함을 인도하는 등 미 주요 함정 사업의 핵심 수행 업체이다. 한화는 오스탈 USA 인수를 통해 미 군함 건조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FLNG)인 델핀 FLNG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수주 금액만 29억달러(4조원)이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발주된 FLNG 11척 중 7척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가스텍 2026에서는 글로벌 선급으로부터 독자 개발한 천연가스 액화시스템을 FLNG 상부 설비에 적용한 개념설계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했다.
조선사들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공을 들이는 건 조선 시황 불황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조선 시장은 호황과 불황을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호황이 오랫동안 이어질 시, 이에 비례해 불황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2010년대 중후반 일감 절벽 현상으로 오랫동안 적자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계속된 적자에 조선 3사 모두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조선사들은 불황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선 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길을 택했다.
중국의 부상도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한때 우리나라에 밀려 존재감이 약했던 중국은 가격 경쟁력과 향상된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조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중국은 올해 1~8월 기준 점유율 76%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16%에 머물렀다. 우리나라가 장악하고 있는 LNG선 등 고부가선 시장에서도 중국의 입지는 넓어지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부가 기술이 적용된 LNG선, SMR 추진선 등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선사들이 중국 선박에 대한 신뢰감이 이전과 달리 높은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조선사들이 중국을 꺾을 수 있다고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국내 조선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상선 위주 사업 구조를 탈피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D현대중공업 전체 매출에서 비상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이다.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22%, 23%에 그쳤다.
yeongda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