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무역업계 1090개사 설문
70.3% “바이어·거래선 발굴 어렵다”
향후 진출 희망국 1위 미국 51.7%
UAE·사우디도 수출 확대시장으로 주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국내 중소·중견 수출기업 10곳 가운데 7곳은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바이어와 거래선 발굴’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경쟁력만으로는 실제 구매력이 있는 해외 거래처를 찾기 쉽지 않은 만큼, 단순한 시장정보 제공을 넘어 바이어 검증부터 상담·계약까지 연결하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전국 무역업계 109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해외마케팅 지원사업 설문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7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됐다. 응답 기업 가운데 중소기업이 93.2%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중견기업 5.6%, 대기업 1.2%다.
복수응답으로 해외사업의 애로사항을 묻자 70.3%가 ‘바이어 및 거래선 발굴의 어려움’을 선택했다. 해외마케팅·홍보 역량 부족이 56.5%로 뒤를 이었고 자금 부족과 금융조달 애로 39.3%, 해외 인증·통관 등 규제 대응 32.5% 순이었다.
기업들이 원하는 지원 역시 거래처 확보에 집중됐다. 해외 진출과 수출 확대에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는 ‘유망 바이어 발굴 및 검증’이 54.3%로 가장 높았다. 현지 유통사·에이전트 연결은 41.2%, 바이어와의 일대일 상담·매칭은 39.8%, 해외전시회 참가 지원은 34.9%였다.
특히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에서 가장 먼저 강화해야 할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71.2%가 ‘구매력과 거래 가능성이 높은 바이어 확보’라고 답했다. 해외 업체 명단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계약 가능성을 확인한 거래처를 찾아 기업과 연결해달라는 요구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3년 안에 새롭게 진출하거나 수출을 늘리고 싶은 시장으로는 미국이 51.7%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일본 35.7%, 중국 26.3%, 베트남 25.1% 순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19.3%로 5위를 차지했으며 대만과 인도가 각각 15.9%, 독일 15.3%, 싱가포르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15.0%로 집계됐다.
특히 중동 시장에 대한 관심이 실제 교역 규모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올해 1~8월 수출액 기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한국 수출 상대국 순위는 각각 26위와 32위지만, 기업들의 향후 진출 희망 순위에서는 각각 5위와 10위까지 올라섰다.
기존 미국·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기업들이 중동을 새로운 판로로 바라보고 있다는 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지원사업을 경험한 기업들이 체감한 성과에서도 바이어 발굴 효과가 가장 컸다. 응답 기업의 54.6%가 ‘신규 바이어 발굴’을 성과로 꼽았다. 바이어와의 후속 미팅·협상이 27.7%, 해외시장 정보 습득이 26.1%로 뒤를 이었다.
최근 3년간 무역협회의 지원사업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23.0%는 진출을 희망했던 국가에서 새로운 유통망을 발굴했다고 답했다. 기존에 수출 실적이 전혀 없던 시장에서 실제 수출까지 성사시킨 기업도 17.7%였다.
전체 수출은 최근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출은 6936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2.9%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도 983억달러로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반도체 등 일부 대형 품목의 호조가 전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어 수출기업과 품목을 넓히는 작업도 과제로 꼽힌다.
무역협회는 이번 설문 결과를 기존 해외마케팅 지원사업 개선과 신규 사업 설계에 활용할 계획이다. 전국 13개 지역본부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와 수출지원기관에도 결과를 전달해 지역별 지원사업에 반영하도록 할 예정이다.
정희철 무역협회 해외마케팅본부장은 “해외바이어 발굴의 어려움은 여전히 우리 중소 수출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자 수출지원기관이 풀어야 할 과제”라며 “무역협회는 전시·상담회 등 오프라인 접점과 tradeKorea·글로벌 매칭센터 등 온라인 지원체계를 연계해 기업이 적합한 바이어를 만나고 수출계약 등 실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