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망루’ 강제집행으로 철거
민간개발 주장 주민들이 불법 설치
다른 주민들 “욕심이었다” 지적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개포동 ‘구룡마을’을 상징하던 망루가 철거됐다. 이 망루는 민간개발을 주장하는 일부 주민들이 세운 불법 시설물이다. 법원이 최근 철거 명령을 내렸지만, 철거되지 않자 결국 강제집행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8일 오전 6시30분께 구룡마을로 진입해 망루 철거를 위한 강제집행 절차를 시작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철거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경찰도 기동대와 수서경찰서 직원 등 경찰관 250명을 투입해 법원 집행관들의 행정 집행을 지원했다.
주민들은 지난 2024년 11월 마을 입구에 망루를 세웠다. 구룡마을 총통합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유모 씨를 중심으로 해당 망루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룡마을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중심의 공공 개발이 예정돼 있는데, 민간 개발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SH와 강남구청 직원들이 마을에 드나드는 걸 감시하려는 목적에서다.
법원은 해당 구조물을 허가 없이 설치해 도시개발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유씨에게 지난달 12일 철거를 명령했다. 그러나 망루가 철거되지 않자 법원 집행관이 직접 나선 것이다.
주민들은 망루 철거를 환영하고 있다. 이영만 구룡마을자치회장은 “망루는 대부분 주민들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민간 개발을 요구하는 그들만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들이 너무 ‘욕심이 과하다’고들 한다”며 “망루 때문에 불편하기도 하고 흉측한 걸 지어놓으니 구룡마을이 좋은 이미지가 될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주민 대부분은 공공개발밖에 안 된다고 하니 협조하고 받아들인 것”이라며 “공공개발이 억울하다고 하는 주민들이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불법적인 행동까지 해가며 어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룡마을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서울시가 도시미관 정비사업을 벌이자 도심에서 떠난 이들이 모여 이룬 마을이다. 이들이 구룡산 자락에 모여 판자촌을 이루면서 ‘구룡마을’이 됐다. 재개발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서울시 사이 갈등이 이어져 왔다.
20k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