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사결정기구 둔 보험사 4곳뿐

AI 거버넌스 공시도 3곳 그쳐

6월 금융 AI 가이드라인 개정

보험연 “금감원 검사 때 판단기준 될 것”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챗GPT로 제작한 이미지]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보험 가입 심사와 보험료 산정, 보험금 지급 판단까지 인공지능(AI)이 관여하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지만, AI 위험을 관리할 의사결정기구를 갖춘 국내 보험사는 10곳 중 1곳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지난 6월 금융권 AI 규율을 ‘전사적 위험관리 체계 구축’으로 강화한 만큼, 소비자 권익과 직결되는 업무부터 통제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21일 ‘KIRI 보험법 리뷰’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손민숙 연구원의 ‘금융분야 인공지능 가이드라인 개정과 보험산업의 대응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AI 거버넌스 구축은 아직 초기 단계다. 보고서가 인용한 금감원 조사에서 지난해 4월 기준 금융회사 118곳 중 AI 거버넌스 관련 의사결정기구를 설치한 곳은 은행 5개사(25%), 보험사 4개사(7.5%), 증권사 1개사(2.7%)에 그쳤다.

손 연구원이 지난달 3일 기준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살펴본 결과, 생명·손해보험협회 정회원사 37곳(생보 20곳·손보 17곳)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곳은 6곳이었다. 이 중 AI 위험관리 거버넌스 내용을 공시한 곳은 생보사 2곳, 손보사 1곳뿐이었다. 다만 보고서는 의사결정기구 설치나 공시 여부만으로 실제 위험관리 수준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요구 수준은 한층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초고성능 AI ‘미토스’ 대응 등 최근 이슈를 반영해 기존 3개 가이드라인을 통합·개정한 ‘금융분야 인공지능 가이드라인’을 공개했고, 금융감독원은 이에 맞춰 ‘금융분야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AI RMF)’를 배포했다. 개별 AI 서비스에 관한 원칙을 제시하던 데서 거버넌스와 위험평가, 위험 등급별 통제, 사후 모니터링을 아우르는 위험관리 체계를 요구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거버넌스·합법성·보조수단성 등 ‘금융 AI 7대 원칙’을 제시하고, 고위험 AI는 의사결정의 보조 수단으로만 쓰도록 했다. AI RMF는 AI 서비스의 위험을 점수로 매겨 50점 이상이면 고위험으로 분류하고,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사전 승인과 제3자 평가 등 추가 통제를 받게 했다.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보고서는 금감원 검사에서 내부통제 적정성을 평가하는 판단기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업은 AI 활용 범위가 넓은 만큼 업무별로 통제 수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상품 추천부터 보험인수, 보험료 산정, 보험금 심사·지급, 보험사기 탐지까지 업무에 따라 계약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손 연구원은 “인공지능이 임직원의 판단 및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정도와 그 결과가 보험계약자에게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함께 고려하여 통제 수준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보험인수와 보험금 지급처럼 계약자 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업무에는 실질적인 인적 개입을 강화하고, 소비자에게 판단 결과 설명과 이의제기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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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78119

w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