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성공 경험 바탕으로 조직 구성 ‘한창’
기획·영업·MD 등 채용…1조 브랜드 육성 목표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이랜드가 또 한 번 러닝화 키우기에 나섰다. 두꺼운 쿠셔닝을 무기로 한 젊은 브랜드, 호카(HOKA)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지난 9일부터 호카 사업부 경력 인력 채용을 시작했다. 지난달 20일 호카의 국내 신규 유통사로 선정된 사실을 알린 지 20일 만이다. 채용 분야는 상품기획부터 영업·MD·마케팅·디자인·생산 등 사업 전반을 아우른다. 이랜드의 기존 인력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별도 조직을 갖추는 것으로 풀이된다.
호카는 2009년 프랑스에서 시작한 러닝화 브랜드다. 두툼한 밑창과 넓은 미드솔을 특징으로 내세워 주목을 받았다. 특히 기존 러닝화보다 두꺼운 쿠셔닝을 적용해 편안한 착화감을 강조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기존 호카의 국내 총판은 조이웍스앤코였다. 지난해 12월 조성환 조이웍스 대표의 전 경쟁업체 직원 폭행 사건으로 계약이 해지되며 이랜드월드가 새 국내 유통사로 선정됐다. 당시 호카를 운영하는 데커스 아시아태평양 법인 ‘데커스 APAC’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이랜드와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선은 이랜드월드의 과거 성공 방정식으로 향한다. 앞서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를 ‘1조 클럽’에 입성시켰다. 2008년 국내 진출 당시 250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5000억원, 2024년 1조원을 넘어섰다. 작년에는 1조2000억원을 찍었다. 지난해 기준 의류 브랜드 중 매출 1조를 넘어선 브랜드는 나이키·유니클로·노스페이스 정도에 불과했다. 과거 전개했던 푸마도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1994년 계약 당시 100억원이던 매출이 2007년 2000억원까지 뛰었다.
호카가 이미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도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호카를 유통한 조이웍스의 매출은 2022년 249억원에서 2023년 433억원, 2024년 820억원, 2025년 1065억원으로 늘었다. 호카 오프라인 사업부는 2024년 매출 306억원, 영업이익 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출 188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냈다. 매장당 월평균 매출액은 4억4700만원으로 추정됐다. 신승회계법인은 지난해 9월, 호카 오프라인 부문의 매출액이 2028년 4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4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도 예상했다.
이랜드월드는 호카 유통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호카를 1조원대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오프라인 매장 확장이 첫 과제다. 현재 호카 매장은 서울에 5곳, 인천·수원·김포에 각 1곳이 있다. 전국에서 200곳을 운영하는 뉴발란스 매장과 비교하면 확장 여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러닝화 시장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 성장의 열쇠가 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이랜드월드가 뉴발란스와 푸마를 키운 과거에도 대중화를 이끈 핵심 제품이 있었다. 푸마의 ‘스피드캣’과 뉴발란스의 ‘530’이 대표적이다. 특히 뉴발란스 530은 직영 매장에서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인의 발 모양, 보행 패턴, 패션 취향을 반영한 제품이다. 누적 200만족이 넘게 팔리며 스테디셀러에 올랐다.
이랜드 관계자는 “호카 사업을 안정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관련 인력과 조직을 준비 중”이라며 “매장 운영을 포함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의 브랜드를 새롭게 운영하는 것을 넘어 국내 스포츠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 경험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파트너십의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iuu@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