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서화성 HVDC에 적용...상용화 실적·해외진출 기반 확보
효성중공업, 전압형 HVDC밸브·제어기 국산화 사업자 선정… 1단계 주도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국전력이 효성중공업과 손을 잡고 대용량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핵심 기자재의 국산화와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장거리 송전 수요 증가에 맞춰 외국산 장비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망 구축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효성중공업은 1999년 국내 최초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STATCOM) 설비 도입을 시작으로 지난 27년간 핵심 설비의 자립을 이뤄 대한민국 에너지 주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3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국가 전력망 적기 구축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대용량 전압형 HVDC 핵심 기자재 국산화와 실증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HVDC는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직류로 바꿔 장거리로 보내는 송전 기술이다. 먼 거리에 많은 전기를 보낼 때 손실을 줄일 수 있어, 해상풍력이나 대규모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도권 등 수요지로 보내는 데 활용된다. 전압형 HVDC는 전력 흐름을 빠르게 조절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에도 유리한 기술로 꼽힌다.
현재 대용량 전압형 HVDC의 주요 기자재는 히타치, 지멘스, GE 등 일부 글로벌 기업이 공급하고 있다. 한전은 전력망을 제때 구축하고 국내 전력기기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핵심 기자재의 독자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와 한전은 HVDC 핵심 설비인 밸브와 제어기, 변환용 변압기의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밸브와 제어기는 교류 전기를 직류로 바꾸거나 직류를 다시 교류로 바꾸는 변환 설비의 핵심 장치다. 변환용 변압기는 이 과정에서 전압을 조정하는 장비다.
밸브와 제어기 분야에서는 지난 7월 국산화 참여 희망 기업을 공모했고, 지난달 31일 전문가 평가를 거쳐 효성중공업이 최종 선정됐다. 변환용 변압기는 지난해 9월부터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일진전기 등이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공모에서 효성중공업이 선정된 것은 기술 확보 및 국산화 방안, 사업 수행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MW급 기술을 기반으로 2025년부터 GW급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중공업은 2012년 제주 20MW(메가와트)급 실증사업을 시작으로 전압형 HVDC 기술을 개발해 왔다. 컨버터 밸브와 제어시스템, 변환용 변압기 등 200MW급 주요 설비를 자체 개발해 지난해 양주변전소에 설치했으며, 이번 사업을 통해 2GW(기가와트)급 대용량 HVDC 기술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전 세계 52개 STATCOM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STATCOM은 계통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전력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전력기기이다. 전력 계통의 불안정성 단점을 갖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필요조건은 STATCOM인 셈이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기업 중 전압형 HVDC(VSC-HVDC) 변환밸브 및 제어기 분야에서 자체 설계·제작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2024년 200MW급 전압형 HVDC 실증에 성공한 후 국내 최초 상용화 실적을 확보했다. 여기에 한전 계통에 연계해 변환밸브 스위칭 동작, 하드웨어 제어 알고리즘 및 응답 특성의 안정성을 검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효성중공업은 정부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1단계 사업에 검증된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2기가와트(GW)급 대용량 바이폴(Bipole)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내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핵심 설비 및 제어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효성중공업은 전력·국산화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의 선정평가를 거쳐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1단계 사업의 밸브 제어기 주관기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한전은 국내 기업이 개발한 핵심 기자재를 새만금~서화성 HVDC 사업에 적용해 실제 전력망에서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후 실증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까지 연결해 HVDC를 전력산업의 새 수출 동력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osky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