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 인용한 취임사로 ‘철학 장성’ 이미지
‘3대 5명’ 철거민 딱지 재테크로 발목 잡혀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을 무난히 넘으리라 점쳐졌던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철거민 딱지 재테크’ 의혹 수렁에 빠지면서 오는 16일 청문회도 난항이 예상된다. 우여곡절 끝에 장관으로 취임하더라도 임기 내내 꼬리표로 따라붙어 국방사령탑으로서 리더십에 타격이 우려된다.
천하람 개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강 후보자가 본인은 물론 부친, 형, 고모까지 위장전입을 통해 철거민 자격을 얻어 서울 아파트 특별분양을 신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딱지 재테크란 낡은 주택이나 특정 권리를 저렴하게 매입해 재개발·재건축 시 새 아파트를 받을 권리를 확보해 가치 상승을 노리는 투자 방식이다.
강 후보자는 지난 2023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취임사에서 괴테의 파우스트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인용해 “말은 뜻이 되고 뜻은 힘이 되며 힘은 행동이 될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의 ‘르네상스’를 역설하는 등 철학적 깊이를 갖춘 지휘관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온화한 성품에 역사와 음악 등에도 조예가 깊으며 연합·합동작전과 군사전략·국방정책 전문가로 군문을 나오기 전까지 대표적인 지장이자 덕장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철거민 딱지 재테크 의혹은 기존 평가에 흠집을 내고 있다. 강 후보자는 2008년 강원도 근무 중 서울 구로구 천왕동으로 주소를 옮겨 서초구 우면동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부친도 같은 방식으로 서초구 아파트를 취득했다. 형은 구로구 아파트에, 고모는 서초구 아파트에 특별분양을 각각 신청했다. 부친은 1주택 요건을 맞추려 특별분양 신청 이틀 전 제주 주택을 30만원에 지인에게 증여했다가 2년 뒤 다시 사들인 정황도 드러났다.
야권은 이렇게 형성한 강 후보자 측의 자산이 수십억원대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분양가 5억원대였던 강 후보자 아파트는 현재 시세 20억원을 웃돌고 부친 아파트는 13억원대, 형 아파트는 9억원대로 뛰었다. 여기에 장남이 올해 6월 이모 부부에게 7억1550만원을 빌려 분당 재건축 상가를 매입한 사실까지 더해지며 ‘3대 5명 딱지 재테크’라는 비판을 넘은 조롱으로 확산하고 있다. 야당 신청 증인을 여당이 거부하면서 청문회가 검증 없는 ‘맹탕’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 후보자 측은 “천왕동 거주 가족·친지 모두 실제 철거민 보상 대상자였고, 특별공급 청약도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며 위법성을 부인하고 있다. 아들의 상가 매입도 “법적·세무 기준을 준수한 정상 거래”라는 입장이다.
rimsclub@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