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9억원에 매입해 신혼집으로 4년 실거주

총선 출마하며 지역구로 이사…서울 집은 임대

정부도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공제 축소 결국 철회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중기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중기부]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각종 의혹과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그러던 중 ‘갭투자’라는 뜨거운 단어가 등장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이 후보자가 보유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아파트를 두고 ‘갭투자성 임대’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가 4억9000만원에 산 아파트와 같은 단지·동일 면적 주택이 지난 7월 11억9000만원에 거래돼 10년 만에 약 7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부동산은 인사청문회의 단골 검증 대상이다. ‘갭투자’라면 얘기는 더 민감해진다. 이재명 정부가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강조해 온 상황에서 정부가 지명한 장관 후보자의 갭투자 의혹이라면 그냥 지나칠 일도 아니다.

그래서 이 후보자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봤다. 등기부상 이 후보자는 2016년 2월 해당 아파트의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매입가는 4억9000만원이다. 후보자 측은 해당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마련해 2020년 2월까지 약 4년간 실제 거주했다고 설명했다. 후보자가 경기 의왕·과천에서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된 것은 2020년이다. 총선 출마를 위해 같은 해 3월 지역구인 의왕으로 거주지를 옮겼고 현재까지 지역구에 거주하고 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소유권 이전 당시 해당 아파트에는 채권최고액 1억80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신혼집을 산 것이 곧 ‘갭투자’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통상 갭투자는 전세보증금을 끼고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차액을 자기 자금으로 부담해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 후보자 측 설명대로 신혼집으로 취득해 약 4년간 실제 거주했다면 처음부터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주택을 매입하는 통상적인 갭투자와는 차이가 있다.

‘10년 새 7억원 상승’이라는 숫자도 맥락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7억은 상당한 금액이다. 하지만 지난 10년은 서울 아파트 가격 자체가 크게 오른 기간이기도 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15년 12월 5억2475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16억739만원으로 약 3배 수준이 됐다. 이 후보자의 주택 가격이 취득 당시보다 2배 넘게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도 전반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더구나 이 후보자가 서울 집에 살지 않게 된 과정은 역설적이다. 서울에 집을 두고 지역구를 오간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서울 신혼집에서 나와 지역구인 의왕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그의 지역구는 경기 의왕시·과천시다. 지역구에 살지 않았다면 그것대로 비판받았을 정치인이 지역구에서 실제 살기 위해 서울 집을 임대했더니 이번에는 ‘비거주 1주택자’이자 ‘갭투자’라는 공격을 받는 셈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복잡한 현실을 이재명 정부가 지명한 장관 후보자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세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지만, 자기 집에 살지 않는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세 부담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물론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취득 자금은 적법했는지, 편법 증여나 탈세는 없었는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닌지 따져야 한다. 이 후보자의 지역구인 과천 공공주택 공급을 둘러싼 과거 입장 역시 정책적 일관성 차원에서 검증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에 집 한 채가 있다’, ‘현재 그 집에 살지 않는다’, ‘10년간 집값이 7억원 올랐다’라는 세 가지 사실을 조합한다고 곧바로 ‘갭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집 한 채를 가진 장관 후보자에게 물어야 할 것은 그 집에 지금 살고 있느냐만이 아니라 어떻게 취득했고 그 과정에 위법이나 편법이 있었느냐다.

이 후보자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차고 넘친다. 재선 의원에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책임지는 부처를 맡길 만큼 전문성과 행정 역량이 있는지, ‘규제개혁부 장관’을 자처하면서 실제 어떤 규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b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