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동산펀드 운용사 간담회

후순위 투자자, 원금 전액손실 발생

“중·후순위 고위험 단계 신중 검토”

금융감독원이 해외 부동산펀드 등 고위험 펀드에 대한 투자자 보호를 강화한다.

해외 부동산펀드의 경우 건물에서 임대수익이 정상적으로 발생하더라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국내 투자자가 투자금 전액을 잃을 수 있는 구조가 적지 않은 만큼, 상품 설계 단계부터 위험을 면밀히 따지고 투자자에게 이를 보다 명확하게 알리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9일 서재완 부원장보 주재로 주요 부동산펀드 자산운용사 8개사 임원과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본부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투자자 보호 강화조치와 업계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날 해외 부동산펀드와 리츠(REITs)가 일반 투자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손실 위험이 큰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는 통상 현지 금융회사의 선순위 대출이 먼저 들어가고, 국내 투자자의 돈은 그 뒤에 손실을 부담하는 후순위 지분 형태로 투자된다.

문제는 건물에서 임대료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더라도 부동산 감정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현지 대출 약정에 따라 대출금을 조기에 갚아야 하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선순위 대출기관이 대출금을 조기에 회수하거나 담보 부동산을 매각할 수 있고, 후순위에 있는 펀드 투자자는 투자금 일부 또는 전부를 잃을 수 있다.

금감원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제도를 강화한 상태이다. 첫째는 운용사의 자체점검 강화이다. 4월 1일부터 이미 시행 중이다. 금감원은 해외업체가 수행한 현지실사를 운용사가 직접 자체심사하고 내부통제 부서가 평가의견을 기재하도록 하는 게 골자이다.

이달 30일부터는 핵심위험 기재도 명확화한다. 대상은 해외 부동산·해외 리츠, 주가연계펀드(ELF)·파생결합펀드(DLF), 레버리지·인버스, 커버드콜, 목표전환, 금현물, 해외 재간접 펀드다. 앞으로 이들 상품은 간이투자설명서 첫 페이지에 원본손실 위험 1개와 특수위험 3개를 합쳐 4개의 핵심 투자위험을 기재해야 한다.

자사 동종상품 가운데 과거 20%를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한 건에 대해서는 펀드명과 투자지역·자산명, 손실 발생일과 규모까지 공시해야 한다. 임대형 부동산펀드의 경우 임대수익과 무관하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선순위 대출채권자의 담보권 행사로 투자금의 일부 또는 전액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명기하도록 했다.

심사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1월 자산운용감독국 내에 특별심사팀을 신설하고 고위험 펀드에 복수의 심사 담당자를 지정하는 집중심사제를 도입했다.

서 부원장보는 “최근 일부 상품에서 기초자산 부실화와 후순위 지분투자 구조로 인해 투자금 전액손실이 실제 발생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자산운용사가 단순히 펀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제조업자’로서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