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경영애로지원금 신청 [연합]
일시적경영애로지원금 신청 [연합]

9월 일시적경영애로자금도 접수 시작 초고속 마감

최대 7천만원·2년 거치·연 3.85%…직접대출 수요 집중

자격심사 접수 뒤 진행…안내 및 접근성은 숙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정책자금 대출이 접수를 시작할 때마다 ‘오픈런’이 되풀이 되고 있다. 신청 창구가 열리는 오전 10시는 ‘선착순 전쟁’의 시작이다. 전쟁이 반복되는 이유는 시중보다 수백만원이나 이자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단기간 내 마감되는 것은 준비된 자금이 회당 100억원 안팎으로 소액이기 때문이다. 최대 7000만원 대출의 수혜자는 전국적으로 100여명 안팎에 그친다. 은행을 거치지 않는 직접대출의 장점과 ‘예산 소진 시 마감’이란 접수방식, 사후 자격심사 등은 선착순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지난 7일 오전 10시 ‘일시적경영애로자금’ 직접대출 접수를 시작했다. 접수 시작과 함께 신청은 단기간 내에 마감됐다. 소진공 관계자는 “정확히 몇 분 만에 접수가 끝났는지는 밝히기 어렵지만 단기간에 마감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일시적경영애로자금’ 대출은 매출 감소 등으로 일시적인 경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운전자금을 빌려주는 정책금융이다. 연매출 1억400만원 미만, 업력 7년 미만인 소상공인 가운데 원칙적으로 직전 매출이 비교 대상 기간보다 15% 이상 줄어든 경우 등이 대상이다. 한도는 동일기업 기준 최대 7000만원, 대출기간은 5년으로 이 가운데 2년은 거치기간이다. 거치기간에는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낸다.

대출금리는 올해 3분기 정책자금 기준금리인 연 3.85% 변동금리다. 별도의 가산금리도 붙지 않는다. 최대 대출 액수인 7000만원(2년 거치 후 3년 원금균등상환)을 꽉 채워 빌린다고 가정하면 내야하는 이자의 규모는 소진공 대출은 3.85%에 954만원, 5대 은행 평균 대출금리를 5.81%에 1440만원이나 된다. 소진공 정책자금 대출이 486만원 가량이나 저렴한 셈이다.

낮은 금리와 함께 대출 방식도 신청자가 몰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일시적경영애로자금은 ‘직접대출’이다. 소진공이 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자금을 직접 빌려준다. 신용보증기관의 보증심사와 은행 대출심사를 다시 거치는 대리대출과도 다르다. 매출이 감소해 시중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진 소상공인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자금이 ‘일시적경영애로자금’이다.

특히 금리 상승 국면이란 점도 정책자금을 먼저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지는 배경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시중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민간 금융기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장기간 운전자금을 확보하려는 소상공인들의 수요가 정책금융으로 몰려든 것으로 해석된다. 최대 7000만원을 빌리고도 첫 2년 동안 원금 상환 부담이 없다는 점도 현금흐름이 빠듯한 소상공인에게는 큰 유인이다.

대출 예산은 정부에서 지원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하면서 일시적경영애로자금을 700억원 추가 편성했다. 본예산에 반영된 액수(500억원)보다 큰 액수가 소진공의 ‘일시적경영애로자금’ 지원인 셈이다.

문제는 자금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선착순’에 가까운 접수 구조가 유지되는 한 오픈런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일시적경영애로자금은 일정 기간 신청자를 모두 받은 뒤 ‘예산 소진 시’ 접수를 마감한다. 늦게 신청할수록 자금을 받을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어 신청자가 개시 시각에 집중적으로 몰려든다.

접수 단계와 실제 자격심사 사이에 시차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신청자는 우선 온라인으로 접수를 한 뒤 소진공의 자격·신용 및 사업성 등에 대한 심사를 받는다. 접수에 성공했다고 대출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지원 요건에 맞지 않는 신청자가 함께 몰릴 경우 자격을 갖춘 소상공인의 접수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진공 관계자는 “간이과세 대상자만 대출 대상인데 일반과세 대상자도 지원을 하는 탓에 경쟁률이 더 치열해지는 측면이 있다. 일반과세 대상자는 대출이 나가지 않고 걸러진다”고 설명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