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AI 대행 16만명 혜택…이자 1003억원 절감

채무조정·대환대출·정책자금 신청까지 대리 범위 확대

개인사업자·소상공인도 대상…가상자산·정책금융 정보 연계

신용정보법 개정 전 혁신금융서비스 시범운영도 검토

챗GPT를 활용해 제작
챗GPT를 활용해 제작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금융계좌와 카드 사용내역 등을 한데 모아 보여주던 마이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소비자를 대신해 금융 업무까지 처리하는 서비스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 시행 중인 금리인하요구권 대행을 넘어 채무조정과 대환대출, 정책자금 신청,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등으로 AI를 활용한 대리 업무를 넓히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원회는 25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개인신용정보 동의제도 개편 법률자문단’ 2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AI 시대 마이데이터 발전방안’을 공개했다. 현재 개인에게 한정된 마이데이터를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까지 확대하고 AI 활용을 위한 데이터 규제도 함께 손질할 계획이다.

금리 깎아준 AI…정책자금·채무조정 신청까지

이번 개편의 핵심은 마이데이터의 기능을 정보 조회·분석에서 실제 금융행위의 ‘실행’으로 넓히는 것이다. 지금은 자산·대출 현황을 확인하거나 금융상품을 추천받더라도 이용자가 별도로 인증과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 마이데이터 금융은 개인이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본인의 신용정보와 자산 내역을 한눈에 모아서 통합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를 뜻한다.

AI를 활용한 대리 실행은 금리인하요구권에서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18개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뒤 올해 7월까지 약 407만명이 서비스를 신청했다. 이 가운데 16만2000명이 실제 금리 인하 혜택을 받아 총 1003억원, 1인당 평균 61만원의 이자를 아꼈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이용자를 대신해 행사할 수 있는 권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채무조정요구권과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신청, 정책자금·대환대출 신청, 숨은 보험금 탐색·청구 등이 대리 업무에 포함될 수 있다. 예컨대 이용자에게 맞는 정책자금을 찾아 세금납부·소득증빙 등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신청까지 이어주는 방식이다.

AI의 대리 실행을 위해 동의 방식도 손질한다. 서비스의 목적과 범위, 방법, 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한 경우 사전 일괄동의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서비스 제공 전반’이나 ‘제휴 서비스 일체’처럼 범위가 모호한 포괄동의는 허용하지 않는다.

권대영(가운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인공지능(AI)·데이터 활용 소상공인 신용평가 개선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 도입방향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권대영(가운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인공지능(AI)·데이터 활용 소상공인 신용평가 개선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마이 비즈니스 데이터’(개인사업자 마이데이터) 도입방향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개인사업자까지 확대…가상자산·정책금융도 연결

마이데이터 이용 대상도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으로 넓히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행 신용정보법은 본인신용정보 전송요구권의 주체를 개인으로 한정하고 있어 개인사업자가 사업 관련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금융위는 전송요구권의 주체와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대상을 ‘모든 신용정보주체’로 확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한다. 제도가 도입되면 대출·카드 등 금융정보뿐 아니라 매출·결제금액, 세금·4대보험 납부내역, 사업자등록·휴폐업 정보, 공과금 납부내역 등을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도록 제공 정보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마이데이터에서 다루는 정보도 은행·카드·보험 등 기존 금융정보에서 가상자산과 정책·서민금융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계열사나 전략적 제휴사도 활용 목적과 정보 항목, 관리 책임 등을 사전에 명확히 알린 경우 특정 범위에서 데이터를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금융행위를 하는 만큼 안전장치도 마련한다. AI가 특정 업무를 실행한 이유와 사용 정보, 수행 내용과 결과 등을 기록하고 소비자에게 설명하도록 의무를 신설하고 데이터 결합·보안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방안의 주요 과제는 신용정보법과 시행령 개정이 필요한 만큼 즉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 금융업권, 관련기관 및 전문가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후, 이를 종합하는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마련하여 신속하게 입법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라며 “법률 개정 이전이라도 필요한 요건을 갖춘 사업자에 대해서는 심사를 거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등을 통한 시범운영도 적극 고려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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