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보고,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는 여전히 고민입니다. 올바른 정보, 발 빠른 분석은 미국 주식 투자의 출발점이자 도착지입니다. 그 여정을 함께 하겠습니다. ‘서학개미 주식회사’에서 고민과 질문의 해답을 풀어봅니다.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글로벌 금리 발작으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함께 떨어지자 ‘스마트 머니’가 미국 초단기 국채로 향하고 있습니다. 금리 상승으로 장기채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만기 3개월 이하 국채를 피난처로 삼고 있는데요. ‘현금 보다 나은 현금’을 보유하며 투자 기회를 기다리겠다는 판단입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1개월간 ‘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티커명: SGOV)’ 상장지수펀드(ETF)를 2억1849만달러(약 2962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지난주에는 SGOV가 메타와 알파벳,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VOO를 제치고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주간 순매수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달 첫째 주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당시 서학개미들은 아마존(1억7620만달러), 샌디스크(1억6143만달러), 마이크론(1억1110만달러) 등 AI 관련 종목을 집중 매수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초단기채를 찾는 배경에는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이 있습니다. 주식과 장기채가 가격이 함께 떨어지자 가격 변동 부담을 줄이려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됐는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6bp(1bp=0.01%포인트) 오른 5.026%를 기록했습니다.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 2007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주식시장도 약세입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S&P500와 나스닥100 지수는 각각 2.57%, 3.69% 하락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 급락했습니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는데요. 금리가 오르면 기업은 돈을 빌릴 때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합니다. 과거 낮은 금리로 빌린 돈도 만기가 돌아오면 높은 금리로 다시 빌려 갚아야 하죠.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이익은 줄고 설비투자나 사업 확장에 쓸 자금도 부족해집니다.
금리 상승은 주가를 평가하는 기준에도 영향을 줍니다.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익을 예상해도 투자자가 평가하는 기업 가치는 낮아집니다.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많이 반영된 기술주가 특히 금리 상승에 민감한 이유죠.
투자자 입장에서도 국채에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늘면 위험을 감수하며 주식을 살 이유가 줄어들죠.
“FOMC 보고 움직이자”…이자는 차곡차곡
SGOV는 만기 3개월 이하 미국 국채에 투자합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장점은 금리가 움직여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흔들린다는 점입니다. 채권 가격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떨어지고 금리가 내리면 오릅니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가령 만기가 10년 남은 채권을 산 뒤 시장금리가 오르면 더 높은 이자를 주는 새 채권이 발행됩니다. 투자자들은 이자가 적은 기존 채권을 사려 하지 않습니다. 기존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반면 초단기채는 몇 달 안에 만기가 돌아와 회수한 돈을 높아진 금리에 맞춰 다시 투자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미국 단기채 ETF를 활용해 장기채보다 가격 변동 부담을 낮추면서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식 매수 시점을 기다리는 동안 대기자금을 넣어두는 용도로도 활용합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방향이 불확실할 때 단기채의 장점이 부각됩니다. 시장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관심은 이번 금리 결정 이후의 경로입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10년물 금리는 5.01%까지 올라 지난 1년 고점을 넘어섰고, 25bp 인상은 가격에 반영된 상태”라며 “관건은 워시 의장이 이를 일회성 재조정으로 규정할지 추가 긴축 신호를 줄지 여부”라고 짚었습니다.
투자자들은 미 단기채에서 이자를 받으며 연준의 정책 기조를 확인한 뒤 다음 투자처를 정할 수 있습니다.
SGOV의 순자산총액(AUM)은 지난 14일 기준 1095억달러(약 149조623억원)에 달합니다. 배당수익률은 3.69% 수준입니다. 분배금은 매월 지급합니다. 주목할 점은 하루만 보유해도 이자가 쌓인다는 것인데요.
분배금을 받기 위해 반드시 한 달을 채워 보유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유 국채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 매일 순자산가치에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분배락 전에 팔더라도 보유 기간에 쌓인 이자 수익을 매매가격을 통해 얻는 구조입니다.
다만 하루치 이자를 현금으로 따로 지급하거나 매일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수익은 매수·매도 가격과 거래비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기 국채를 활용한 자산 배분은 워런 버핏의 이른바 ‘황금비율 포트폴리오’에도 등장합니다. 버핏은 유언장을 통해 자산의 90%를 S&P500 ETF에, 나머지 10%를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주식으로 장기 수익을 추구하면서 자산 일부는 가격 변동이 작은 단기 국채에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버핏은 미국 단기 국채를 보유하는 이유로 유동성을 꼽았습니다. 시장이 혼란에 빠져도 필요할 때 쓸 자금을 확보해두려는 목적입니다.
美 단기채 투자 전 따져볼 점은?
초단기채의 한계도 있습니다. 금리 변화에 가격이 덜 흔들리는 만큼 금리가 크게 내려가도 장기채처럼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이자 수익도 줄어듭니다. 보유 국채의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더 낮은 금리의 국채에 재투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받는 분배금도 감소합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인상 경로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어 유가 안정 시 시장금리는 상승 보다 하락 위험이 더 큰 구간”이라며 “금리 인상에 대비해 누적된 포지션의 숏커버링까지 더해질 경우 금리 하락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국내 투자자는 환율도 따져야 합니다. SGOV의 달러 기준 가격이 안정적이어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원화 환산 수익률은 낮아집니다. 환차손이 이자 수익을 웃돌면 원화 기준으로는 손실을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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