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가 젊은 작가들과 함께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 코너를 시작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사는 오늘의 이야기를 짧은 소설 형식으로 연재합니다. 이 소설은 헤럴드경제 회원 전용 콘텐츠 ‘HeralDeep’에 게재된 콘텐츠로, 회원 가입을 하시면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챗GPT로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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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에 만점을 받아 방송국에서 나왔을 때, 취재진이 제일 처음 꺼낸 말은 ‘아버지’였다. 여자는 놀라지 않았다. 다만 성적만큼은 완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었다는 사실을 재차 상기했다. 아버지는 여자가 밤늦도록 공부할 때 술 냄새를 풍기며 방에 들어와 훼방 놓기 마련이었다.

“어이구야, 그렇게 공부한다고 다 서울대 가냐?”

그때마다 여자는 아버지를 은근히 마음속으로 증오했다. 방송과 신문은 시골 농부처럼 살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교육법이 역시나 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즈음부터 파도 같던 저항감이 해일처럼 찾아들었다.

아버지는 위트 넘치는 문체로 90년대 문학의 호시절을 누렸던 소설가다. 서울에서 태어나 여자가 태어나기 전까지 서울을 벗어난 적이 없음에도 느닷없이 온 가족을 몰고 덕유산 아래로 가 작은 마을에 터를 잡았다. 모두가 그 사람답다고 평했다. 그는 냇가에 굴러다니는 하찮게 생긴 돌들도 주워 와 책으로 가득 찬 거실에 오브제로 진열했고, 계곡의 물고기를 맨손으로 잡아 올렸다가 방생하길 즐겼다. 지독한 다독가이기도 한 아버지는 우연히 덕유산이 배경인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지식과 입담을 뽐내며 다시 얼굴을 알렸다.

이후 이런저런 촬영이 이어지며 어렸던 여자의 얼굴도 자연스레 노출되었다. 기자와 피디와 방송 작가들은 여자가 아무 말이나 던져도 자신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로 소화했다. 여자는 자연주의, 생태주의, 환경주의를 모두 표방하는 시골 농부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인 아버지의 삶에 관해서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그들을 충족시킬 만큼만 들려주었다. 아버지의 글만큼이나 진실한 이 가족이 사는 법을 그들 역시 전문적으로 포장해 내보냈다.

그들은 지역에서 공부 잘하기로 소문난 여자의 성장 과정도 궁금해했다. 사실 여자를 궁금해했다기보다 박문한 소설가로 유명해진 아버지가 자녀를 어떻게 교육하는지 궁금해했다고 말하는 편이 맞다. 여자는 아버지의 괴팍한 음주 습관에 관해서도 분명히 언급했지만, 야무지게 말할수록 화두는 아버지의 생태학적 교육법으로 돌아왔고, 여자의 지적은 아버지의 소소한 일탈 정도로만 받아들여지곤 했다. 어릴 때부터 명석했던 여자는 그렇게 방송을 알아 갔다.

[챗GPT로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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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생각하기에, 진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매일 자연에 붙들려 산다고 해서 현대에 필요한 학습 능력이 자연스레 갖춰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머리는 물려주었지만, 공부에서 방치한 것도 아버지 아닌가? 여자는 대중이 언젠가 그 점을 분명히 알아주길 바랐다. 아버지의 개똥철학을 본받아 자식을 명문대에 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여자는 꼭 말하고 싶었다. 대학에서 만난 단짝에게 그 마음을 고백했을 때, 똑똑하고 믿을만한 친구가 여자에게 조언했다.

“누워서 침 뱉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편이 더 좋아. 사람들은 믿고 싶은 걸 믿을 뿐이니까.”

여자는 그렇게 말하는 똑똑한 친구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 뒤로 여자는 아버지에 관해 입에 담지 않았다. 산골 마을을 떠나와 서울에서 지내는 대학 생활은 무척 자유로웠다. 여자의 아버지가 누군지 알게 된 사람들이 간간이 아버지의 안부를 물어왔고, 그럴 때 여자는 은은한 우월감을 느꼈지만 그뿐이었다. 도시 생활은 모든 면에서 편리하고 효율적이었으며, 그럴수록 아버지가 고수해 온 삶이 얼마나 비생산적인지 떠올렸다. 여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자기 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아버지에게서 정서적으로 점차 멀어지는 마음이 기꺼웠다. 그건 그러니까, 자립하는 감정, 아버지라는 겉껍질로부터의 탈피 같은 거였다.

시간은 흘러 비슷한 일을 하는 남자를 만나 연애하고, 가진 것 많지 않아도 아버지 이름 하나만 앞에 걸고서 시댁의 큰 저항 없이 결혼을 허락받았으며, 결혼하고서는 곧 아이가 생겼다. 날이면 날마다 아이는 쑥쑥 컸다. 언젠가부터 여자는 느끼고 있었다. 아이는 명석하지만 2%가 부족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세평은 보다 본격적이고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생태적 교육법으로 자녀를 훌륭히 키운 작가 아버지의 딸은 아이를 어떤 방식으로 키워 어느 학교를 보낼 것인가’가 결국에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아이는 무엇보다 공부에 대한 집념이 자신 같지 않았다. 여자는 아이에게 매일 같이 말했다. 집념, 열정. 오직 그런 마음들이 너를 지켜줄 거야. 티비를 버리고 덕유산 집처럼 거실뿐 아니라 가능한 모든 벽을 책장으로 채웠다. 바쁘다는 남편을 닦달해서 부모 모두 스스로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아이의 나태한 정신력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았다. 사실 여자는 아이가 어느 학교에 가느냐는 부모보다 아이에게 달려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했다. 공부에 관심이 없는 자신의 아이도 다른 쪽에는 재능이 있다는 걸 일찍이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을 만나면 대화의 주제가 자꾸 아이의 공부로 향했고, 그걸 돌릴 적절한 방도도 찾지 못했다. 아버지는 여자에게 “그런 것들을 부모가 신경 쓴다고 아이가 잘되는 건 아니다”고 나무랐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여자는 아버지가 얼마나 자신의 교육에 무신경했는지에 관해 반추하곤 했다. 여자의 아이에게까지 아버지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도록, 여자는 신경을 곤두세웠다.

여느 때보다 짜증이 솟구치던 날 여자는 대치동 일타 강사가 된 똑똑하고 믿을만했던 대학 친구에게 도움을 청했다. 친구는 대치동 학원가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돌아가는지, 여자가 얼마나 현명하지 못했는지 설명했다. 겨우 중간을 유지하는 아이의 성적에 모멸감을 느낄 때였으므로, 친구의 조언은 현실적이며 노골적이었다. 게으르게 자신을 방치한, 현재 자신의 기준에서는 정서적으로 학대한 아버지의 자식도 명문대에 진학했다. 그런데 아이가 아무리 공부에 관심이 없기로서니 일이 틀어지면 결국에 먹칠 당하는 건 자기 얼굴일 거였다. 친구 말이 옳다. 아이의 교육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으므로, 여자는 결단을 내렸다.

[챗GPT로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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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힐 수 없는 방법으로 1년 가까이 대기해야 하는 친구의 학원에 아이를 밀어 넣었다. 수개월 지나자, 아이의 성적은 놀랍도록 빠르고 정확하게 상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묻기 시작했다. 그 아버지의 그 딸, 역시나 다른 거냐고, 비결이 뭐냐고 했다. 여자는 자신의 부족함을 학원이 채워 주었다고 스스럼없이 말하지 못했다. 아니, 자신의 공을 학원에 모두 넘기고 싶지 않았다. 공부는 습관이고, 아이는 이제야 –학원이라는 수단을 통해서라도- 습관을 들이고 있는 거 아닌가. 아이가 전교 1등을 하던 날, 작은 학부모 단체에서 특강을 요청해 왔다. 입소문을 타고 횟수가 쌓이자 월급 못지않게 벌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호응을 보며, 여자는 생각을 바꿔 먹었다. 지금까지 아버지의 그늘에서 어깨 한 번 제대로 펴보지 못했던 자신에게 이제야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거라고. 방송국에서 찾아온 날, 여자는 집과 아이를 공개하고 가족의 독서 습관에 관해 자랑스레 설명했다.

“제 아이는 매일 아침 1시간, 저녁 1시간씩 책을 꼭 읽어요. 아침에는 어렵지만 저녁에는 온 가족이 책을 읽고 서로 이야기를 하죠.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하던 것이에요. (PD가 아버지의 이름을 아는 체 할 때 여자는 침을 꼴깍 삼켰다) 아버지께서는 책을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읽으셨어요. 산골이지만 제가 읽을 책도 늘 구해주셨고요. 좀 커서는 아버지 책을 제가 읽었어요. 여기서 포인트는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거예요. 억지로 하면 결국 탈이 나요. 자연스러우려면 환경이 조성되어야겠죠. 그게 일 순위예요. 미국으로 유학가면 사회도 과학도 영어 시간이라는 말이 있죠. 모든 교과목은 언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가에서 시작해요. 어휘력이 뛰기 시작하면 성적은 날아가는 거죠. 사교육 중요하죠. 그런데 그것도 이해해야 따라갈 수 있잖아요. 그러니 독서 교육부터 시작하셔야 해요. 지금 당장.”

사람들은 여자의 말에 감화되었다. 유명 작가의 똑똑한 자식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고, 여자가 제안한 독서 교육 조언에 열광했다. 각종 미디어에서 여자에게 연락해 왔고 보다 구체적인 교육법에 관해 물었다. 대형 출판사에서 여자에게 출간을 제안했고 강연 섭외가 쏟아졌다. 아버지의 딸이 아닌 여자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이를 들여다볼 시간조차 부족했다.

여자는 조금 더 유명해지고 싶어졌다. 이왕 아버지의 이름을 이용한 것, 그 이름을 타고 올라, 조금 더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집에 살면 아이에게도 더 좋은 교육을 시킬 수 있을 거였다. 얼마 후 여자는 아이를 기숙사형 중학교로 전학시켰다. 똑똑한 엄마의 꿈은 아이가 명문 대학에 가면서 완성될 것이었다.

최유안 작가
최유안 작가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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