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쇼핑 AI가 우선순위 제안
카페24 ‘AIM’, 재고 전략 제시
“AI, 사람 판단 방식을 바꿔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사람 대신 ‘일하는’ 역할에서 ‘판단’을 돕는 역할로 진화하고 있다. 보고서 작성이나 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데이터를 분석해 우선순위를 제안하고 최적의 선택을 돕는 의사결정 지원 도구로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대체하는데 AI를 쓰기보다, 판단을 돕는 기술로 활용하는 사례를 늘리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빌리티, 유통, 이커머스 등의 분야에서 최근 AI를 ‘전략 판단’ 도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과거 내비게이션은 목적지가 정해진 뒤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는 기능에 집중했다. 반면 티맵의 경우 이동 경로를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를 활용해 목적지를 추천하고, 새로운 장소를 제안하는 기능까지 구현했다. 단순히 ‘어떻게 갈 것인가’를 넘어 ‘어디를 갈 것인가’에 대판 판단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도 AI 활용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는 발주, 할인, 광고 집행 등 다양한 의사결정을 동시에 내려야 한다. 최근 AI는 업무를 대신 수행하기보다 판매 데이터와 재고 흐름을 분석해 상품 발주, 할인, 광고 상품 등의 우선순위를 제안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페24(대표 이재석·사진)의 AI 기반 재고 운영 서비스 ‘AIM(Auto Inventory Marketing)’은 판매 데이터와 재고 흐름을 분석해 재고 소진 시점을 예측하고 상품별 운영 전략을 제안한다. 카페24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를 도입한 한 쇼핑몰은 장기 재고 비중이 53%에서 6%로 감소했고, 수익은 105%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다. 리테일 AI 기업 딥핑소스는 매장 CCTV 영상을 익명화해 분석한 뒤 상품 진열 위치를 제안한다. 실제 한 편의점에서는 판매가 저조했던 상품을 AI가 추천한 위치로 옮긴 결과 별도의 할인이나 마케팅 없이도 주간 판매량이 92% 증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AI의 제안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날씨나 지역 행사, 갑작스러운 소비 흐름 변화 등 데이터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수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AI가 제시한 결과를 현재 상황에 맞게 해석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역할은 사람에게 남아있다.
박세정 기자
sjpar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