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가 급등세다. 글로벌 채권 기준 지수인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18일 오전 4.61%를 넘었고, 30년물 금리도 5.13%를 상회했다. 중장기 경기 전망지표라고 할 수 있는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은 지난 15일 각각 ‘위험선’인 4.5%와 5.0%를 돌파했다. 10년물은 1년3개월 만에, 30년물은 1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일본과 영국의 30년물 국채금리도 27년과 28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와 장기화 가능성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원인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 가계도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전방위 리스크에 각별히 선제 대비해야 할 시기다.

‘안전자산’인 미 국채의 수익률 상승은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의 투자매력도를 급감시킨다. 채권시장으로의 자본 이동이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가 미국·아시아·유럽 32개 운용사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대부분은 30년물 금리가 5% 위에서 지속될 경우 증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특히 인공지능(AI) 설비투자 확대로 인한 최근 각국의 기술주 상승세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또 회사채 금리도 올라 기업에 이자 부담과 자금 조달 비용을 막대하게 증가시킨다. 실물경제엔 직격탄이다.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금리도 미 국채금리와 연동돼 부동산시장을 위축시키고 가계·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연쇄적인 충격은 더하다. 먼저 환율에 직격이다. 18일 서울외환시장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전장보다 0.4원 오른 1501.2원으로 출발했다. 시장에선 미 국채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증시에 몰렸던 자금이 이탈하는 추세도 가속화될 수 있다. 또 미 장기 국채가 오르면 한국 국고채 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은행의 자금 조달비용을 높여 가계와 기업대출금리에 상방 압력을 가한다. 소비와 경기가 위축된다는 뜻이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선 금리인하가 필요한데 미 국채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극도로 제한된다.

우리 경제 주체들은 최근의 성장률 반등과 코스피 급등세에서 비롯된 일방적 기대와 낙관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의 경고등을 주시해야 한다. 정부는 재정건전성과 외환보유고, 에너지 가격 관리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시장과 소통하며 유연하고 실용적인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 기업은 자금 조달 전략을 점검하고 다변화하며 외화부채 관리와 한계부문 구조조정 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계는 부채를 축소하고 대출금리 관리와 자산 배분 조정에 나서야 한다.

막연한 공포는 금물이지만 지금은 경계심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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