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정부의 8ㆍ25 가계부채 대책을 비웃듯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향후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퍼지면서 신규분양 단지에 관심이 쏠린 탓이다.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9월 이후 부동산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잇따른다.
이번 8ㆍ25 가계부채 대책의 골자는 주택의 공급과잉이 가계부채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주택공급을 조절하는 것이다. 주택공급의 기본 프로세스 안에서 각각의 관리방안을 마련해 공급을 조절하게 되지만, 셈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택지매입부터 인허가, 착공ㆍ분양, 준공ㆍ입주 등이 일련의 과정으로 개연성이 밀접해서다.
4일 부동산인포는 사업 초기부터 심사가 강화돼 올 하반기 이후 주택공급이 지연되는 곳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국내 경기의 장기 침체로 분양시장에서 선별적 청약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분양시장을 관통한 핵심키워드인 재건축 열기는 진행형이다.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은 높고, 실수요자들의 매매 심리는 증가하고 있다. 앞서 청약접수를 마친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대표적인 예다. 이 단지는 평균 10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재건축 이슈는 서울 강남을 시작으로 경기도권으로 퍼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사철을 앞두고 물건이 희귀해지면서 매매가격도 오름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5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 상승했다. 지난주 변동률인 0.19%을 웃도는 수치로, 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화된 심사로 제2의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권 팀장은 “고분양가 논란 우려 지역이 강남권에 제한적이고 미분양 관리지역도 일부 지역에 국한될 것”이라면서도 “연내 계획했던 분양물량 대부분은 건설사 사정으로 일정을 늦추지 않는 한 까다로운 심사로 공급이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의 추가 대책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저금리 기조에 투기 수요가 누그러지지 않으면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금융규제 강화 등 후속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실거주 중심의 매수자가 아니라면 정부 정책에 각을 세워야 하므로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목표가 불분명한 대책은 규제가 규제를 낳는 땜질식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가계부채 대책은 공급 축소보다 공급 증가 속도를 늦추는 데 그칠 것”이라고 경계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방과 수도권, 대형건설사와 중견건설사, 단지와 지역별로 양극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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