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대타 한 번 없이 한결같이 18년을 지켜왔다. 한국 방송 사상 최초라는 기록 경신을 넘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SBS ‘순간 포착 세상의 이런 일이’ 900회, 그 중심에는 18년 지기 MC 임성훈과 박소현이 있다.
▶임성훈ㆍ박소현, “앞으로도 대타는 없을 것”=지난 18년간 수많은 패널이 거쳐갈 동안 임성훈과 박소현은 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프로그램을 지켰다. 18년 개근상, 대타 한 번 없었던 두 진행자의 900번째 진행 케미는 말 그대로 ‘세상의 이런 일이’다. 임성훈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따뜻한 어른으로, 박소현은 함께 공감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정 많은 안방마님이었다.
임성훈은 “방송을 해온 경험에 비추어서 1회 때부터 지금 900회까지 한 번도 변동 없이 MC를 해온 건 제 프로그램이 처음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특히 남녀 MC가 한 번도 변하지 않는다는 게 정말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 MC는 결혼, 신혼여행, 출산까지 대타를 써야 하거나 하차하는 경우가 많은데 박소현씨가 결혼을 안해준 덕분에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며 “900회의 배후에는 박소현씨가 있고 1000회 역시 박소현씨에게 달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질세라 박소현도 “이 프로그램은 대타 없이 꼭 하고 가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1000회를 위해 임성훈씨 말대로 앞으로 2년 반 동안은 결혼을 미룰까 생각하고 있다”며 받아쳤다.
임성훈은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높이거나 싸운 적이 없다”며 “박소현씨가 성심이 워낙 좋고 재치가 있고 순발력이 뛰어나 어떤 이야기를 하든지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박소현도 “부부가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는 인터뷰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편안한 느낌 때문에 오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MC에게도 “힐링”이었던 방송, “1000회까지 가길”= ‘순간 포착 세상의 이런 일이’는 MC들에게도 “힐링”이 됐다. 마치 “일주일에 한 번씩 교회에 와서 착하게 살아야지 하고 깨닫고 가는 기분(박소현)”이었다.
박소현은 “20년 동안 방송을 하다 보면 나 자신이 소진되는 느낌이어서 쉬고 싶고 하던 게 하기 싫어지기 마련이라 그걸 어떻게 채워가느냐가 롱런(Long-Run)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른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항상 뭔가를 얻어가고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이제까지 오랫동안 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소현에게는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지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가는 프로그램”이자, “학교와 사회에서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 인생의 방향과 꿈꾸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었다.
임성훈에게는 “내 주관을 건방지게 표현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항상 한 발짝 뒤로 빠져서 다른 사람의 삶을 보며,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를 보기 때문에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급했던 성격”도 바뀌었다. “삶을 한 템포 늦출 수 있었고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프로그램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임성훈은 “영광스러운 순간이 오길 바란다”며 “1000회에 목메서 질이 낮아지면서까지 해야 된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 900회가 왔듯이 열심히 잘해서 1000회까지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1000회를 기약했다. 박소현은 “자극적이고 막장인, 센 프로그램이 많은데 그런 중에서도 훈훈함을 전하는 그런 진행자가 되고 싶다”며 “시청률이 잘 나오는 프로그램도 많겠지만, 일부의 시청자들과 만나더라도 훈훈함과 정겨움을 주는 웰빙(Well-Being) 진행자가 되고 싶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1000회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900회 특집은 1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