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어떠냐” 질문에 “…” 檢, 탈세·횡령의혹등 고강도 조사 비자금 조성 의혹관련 이목집중
롯데그룹 전방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이 신격호(95)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62) 일본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을 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에 돌입했다. 지난달 26일 고(故) 이인원 부회장 자살 이후 중단됐던 수사가 총수 일가 소환을 시작으로 본격 재개된 것이다.
이날 오전 9시 46분께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신 전 부회장은 ‘한국일에 관여 안했는데 급여 왜 받았느냐’, ‘탈세ㆍ횡령 의혹을 알았느냐’, ‘동생보다 먼저 조사받는 데 심경이 어떠냐’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사실이 있는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 계열사와 관련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도 약 400억여원을 급여 형식으로 받은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신 전 부회장이 작년부터 계속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과 계속 대척점에 서 있었고, 최근 변호인을 통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점이 주목된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얼마만큼 진전을 이룰 수 있을 지 롯데가(家) 장남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전날 검찰 소환이 확정된 이후 최측근에게 “담담하다”고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수사 초기부터 이미 검찰 소환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우선 주목되는 부분은 동생인 신 회장의 ‘추가 비리 의혹’이 밝혀질 지 여부다. 앞서 지난 1월 신 전 부회장 측은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회계장부를 열람하게 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후 요청한 서류 대부분을 롯데 측으로부터 받고 소송을 취하한 바 있다.
당시 신 전 부회장 측이 롯데그룹으로부터 건네 받은 회계 관련 서류의 분량은 롯데쇼핑이 1만6000장, 호텔롯데는 약 5000~6000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중국 투자 1조 손실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의 법률대리인 김수창 변호사는 “두 곳 회계장부에 대한 분석 작업을 마쳤고 여기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발견했다. 검찰 수사 내용을 지켜보면서 적정한 시점에 적절한 방식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에 대한 전방위 수사 착수와 관련해 ‘핵심 단서를 검찰에 제공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저희가 검찰에 자료를 제출한 적이 없고 이번 수사는 검찰 자체적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이 그룹과 다른 ‘독자행보’를 걷고 있다는 점에서 돌발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재 롯데 측은 대형로펌 김앤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민유성(66) 전 산업은행장의 경기고 동창으로 구성된 ‘민유성 사단’ 중 일부가 변호를 전담하는 형국이다. 그동안 롯데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모른다”, “신 회장과 상관없다”는 등 모르쇠로 일관한 것과 상반되는 진술이 이번 조사에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는 신 전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부인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그는 지난 7월 한 일본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부끄러운 일이지만 저는 한국의 경영에 관해서는 거의 실태를 파악하지 못한다. 당연히 비자금의 여부에 대해서 알 길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대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조사 방법과 소환 일정에 대한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신 총괄회장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전날 법원이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을 선정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대근ㆍ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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