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사태가 중동전쟁으로 확전되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명예훈장 수여식 연설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나는 지상군에 관한 ‘울렁증’(yips)은 없다”며 “필요하면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작전 수행 중 미군 6명이 전사했고, 지상군 파견에 대한 반대가 60%에 이른다는 여론 조사(CNN)가 나왔지만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핵 협상 중에, 그것도 백주 대낮에 최고지도자를 잃은 이란도 지금 결사항전의 태세다. 이스라엘 본토를 넘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걸프 9국의 미군 기지는 물론 공항·호텔 등 일반 시설까지 드론과 미사일로 무차별 타격하고 있다. 미군기지를 내준 이웃나라를 때리는 일종의 ‘물귀신 작전’이다. 여기에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맨의 후티반군까지 가세하며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 일반 시설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고 아부다비 등 중동내 주요 공항이 마비되는 사태에 분노한 걸프 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군사 보복까지 검토하면서 이란사태가 중동 전쟁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강대 강으로 대치하면서 한국 경제에 1970년대의 오일 쇼크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국면이다.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이다. 한국은 원유의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고 이 중 95%가 호르무즈해협을 거친다. 시장에서는 해협 봉쇄 장기화와 이란산 원유 공급 중단, 중동 석유시설 피격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해운 리스크도 걱정이다.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자동차 가전 등을 실은 컨테이너선의 운임과 운송기간도 급증해 해외 수출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고유가는 고물가와 고환율의 도화선이라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연쇄 파장을 몰고 온다. 6000선을 넘은 코스피도 거대 암초를 만났다. ‘7개월치 석유 비축’에 안심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에너지 우회로 확보 플랜을 세워야 한다. 환율·물가·금융시장 변동성 최소화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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