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300인 미만 기업 312곳 중 45.2%가 내년에 외국인 근로자를 올해보다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제조업(46%)과 건설업(48%)에서는 확대 요구가 특히 높았다. 국내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제조업 기피 현상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신규 인력확보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기업들은 ‘내국인 구인 어려움’(61.5%)을 꼽았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21.5%), 낮은 이직률과 장기 고용 가능성 등이 뒤를 이었다. ‘내국인 구인 어려움’ 응답은 2023년 92.7%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34.5%로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뛰어 올랐다. 단순히 비용 절감 목적이 아니라, 일손 부족으로 인해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기 어려운 사정을 보여준다.

특히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조선업은 절박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맞았지만 지난 10년 넘는 장기 불황에 조선소의 용접·전기 숙련공이 수도권으로 떠나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이 들어왔는데 노 저을 사람이 없어 모처럼의 기회를 날려버릴 판이다. 선박은 납기가 지연되면 하루에 수억원씩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다. 현실적으로 외국인 인력 투입 외에 대안이 없다는 말이다.

정부는 지난해 16만5000명, 올해 13만명의 외국인 근로자(E-9비자) 도입을 승인했지만, 현장에서는 제때 원활하게 인력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다. 입국 절차가 지연되거나 출국·재입국 과정에서 생기는 공백으로 현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가 잦다. 짧은 체류 기간(47.4%), 복잡한 채용 절차(36.9%), 잦은 제도 변화(26.9%) 등도 기업들이 꼽는 주요 애로사항이다. 기업들은 경기 상황에 맞춰 유연하고 신속하게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안정적 유치는 단순한 노동력 확보를 넘어 생산성과도 직결된다. 숙련도가 쌓인 외국인 근로자가 장기 체류하며 경험을 쌓을수록, 기업은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게 가능하다. 제조업 전반에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어도 숙련기술자가 필요한 공정은 여전히 있다. 단기 고용으로 계속 근로자가 바뀌면 다시 교육하고, 공정 효율을 높이는 데 시간과 비용이 더 들 수 밖에 없다. 단기 충원에 그칠 게 아니라, 비전문 근로자들을 숙련 기능 인력으로 키워내 장기 체류와 안정적 근로가 가능하도록 정착 환경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지역 경제에도 실질적 보탬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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