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A씨는 최신 휴대폰을 제휴카드사 선할인으로 저렴하게 구입했다. 물론 매달 일정금액 이상을 사용해야 하지만 주로 이용하던 카드를 바꿔 쓰면 된다는 생각에 큰 걱정은 안됐다.
#B씨는 인터넷으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한 후 유명 화장품 브랜드 샘플 증정권을 받았다. 아이디를 넣고 접속하니 고객 등급에 따라 화장품 샘플 교환권이 휴대폰으로 전송됐다. 수년간 은행을 이용했지만 이런 혜택은 처음이었다.
저금리 장기화와 시장포화라는 저성장에 직면한 금융기업들이 이종업종과의 콜라보레이션(협업ㆍ이하 콜라보)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상상조차 힘들었던 업종끼리 공동 전선을 구축하면서 콜라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이같은 콜라보의 진화 속에서 소비자들 사이에 “포인트 적립에 만족하면 금융 하수”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저금리에 이자 아닌 부가혜택으로 경쟁하는 은행= 은행권은 이종업종과의 콜라보를 통한 신상품 개발에 바쁘다. 통신사, 항공사, 유통사 등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업종이 속속 추가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통신사인 LG유플러스와 제휴하고 통신요금을 국민은행을 통해 납부 시 LTE 데이터, 수수료면제, IPTV VOD 이용권을 제공하는 KB U+ONE통장을 내놓았다.
신한은행도 SK텔레콤과의 제휴를 통해 금융혜택과 함께 통신데이터를 제공하는 ‘신한 T주거래 통장 및 적금’을 판매 중이다.
항공사와 제휴한 상품도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자동이체, 카드 사용실적 등에 따라 항공사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KB아시아나ONE통장’과 ‘신한 아시아나 트래블러스’ 적금 등을 선보였다.
우리은행의 경우 적금에 가입한 뒤 지마켓, 옥션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캐시를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 적금상품의 기본 금리는 1.5%지만, 대신 해당 오픈마켓에서 쓰거나 현금처럼 출금할 수 있는 스마일캐시를 적립해 준다.
게임회사, 음원 서비스 회사 등과 협력을 통해 이자 대신 이모티콘ㆍ음원ㆍ게임머니 등 디지털 이자를 지급하는 혁신 상품도 조만간 탄생 할 예정이다.
점포 공간을 나눠쓰는 콜라보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우리은행의 동부이촌동지점은 커피 브랜드 ‘폴바셋’과 협업을 통해 은행 점포와 카페가 한 공간을 나누어 쓰고 있다.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해 놓고 은행 이용 순번을 기다리는 풍경이 펼쳐진다. 또 지방은행의 경우 카페 한켠에서 은행 업무 뿐만 아니라 보험 영업까지 겸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앞두고 기존 금융모델 극복=은행, 카드, 보험 등을 모두 갖고 있는 금융그룹의 경우 콜라보의 속도는 더 빠르다.
국민카드는 KB금융그룹 내 계열사 KB손해보험과 손잡고 보험료 결제 시 포인트리를 적립해 주는 ‘KB국민 매직카 올림카드’를 출시했다.
보험료 결제 시 결제금액의 10%를 포인트리로 적립해 주고 국내외 모든 가맹점 이용 금액의 0.8%를 포인트리로 기본 적립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리는 카드 결제대금, 카드연회비, 은행 수수료, 사은품, 인터넷 쇼핑몰이나 콘텐츠, 기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가능하다.
신한카드는 계열사인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과의 협업을 통해 카드 사용을 통해 쌓은 포인트로 신한투자 거래 수수료나 신한생명 보험료 결제로도 활용가능하다. 신한카드 온라인쇼핑몰인 올댓서비스에서 판매하는 신한생명 보험 상품은 제휴카드를 이용할 경우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유통망과 다양한 계열사를 갖고 있는 롯데의 경우 제휴의 폭이 더 크다.
롯데카드는 롯데렌탈과 손잡고 렌터카 대여료 뿐만 아니라 주유, 하이패스, 대리운전, 교통, 보험, 쇼핑, 골프 등 운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업종까지 모두 할인해 주는 카드를 선보였다.
또 롯데손해보험, 더케이 손해보험(에듀카), 동부화재, AXA다이렉트, 에르고다음 다이렉트 등과 제휴해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해주기도 한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롯데카드, 상조보험과 제휴해 가전제품 구입시 선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이같은 금융업권의 제휴 확대를 두고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앞두고 경쟁력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금융권의 긴장감이 반영된 것도 일정부분 있다”면서 “제휴를 통해 사업모델의 한계를 넓히고 기존 금융영업모델과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금융권의 변화다. 하지만 이 역시 과당 출혈 경쟁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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