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대책을 두고 벌이는 여야 간 설전이 볼썽사납기 짝이 없다. 정책 경쟁은 사라졌고, 이른바 ‘내로남불’의 진흙탕 공방만 남았다. 유치하고 치사한 말싸움이 우리 정치권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일부 인사의 부적절한 언행과 ‘오락가락’ 정책이 비판을 자초했다. 야당은 무차별 낙인찍기와 관료·정치인의 개인 행태에 대한 공격에 매몰됐다. 급기야 정책 주무부처 차관이 경질되고, 야당 대표가 보유한 부동산이 논란이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라도 여야는 ‘저질 공방’은 집어치우고 정부 대책의 허점과 오류를 보완·개선하기 위한 대안 경쟁에 나서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면직을 재가했다.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입)를 통해 고가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논란과 “집값이 떨어지면 사면 된다”는 발언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10·15 대책 직후부터 정부 고위 관료와 여당 지도부의 부동산 문제를 집중 공격했다. 그러자 민주당도 똑같이 맞받았다. 여당 지도부를 “부동산 부자”라며 맹공했다. 25일~26일 주말 내내 여야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집이 몇 채니, 값이 얼마니 하며 공방을 벌였다.
이게 과연 정치권 최고위 인사들 사이에서 오갈 언사인가. 여야 모두 험하디 험한 표현을 동원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 부동산 정책의 에 대한 내실있는 진단과 허점·오류에 대한 대안은 없긴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부동산테러” “부동산계엄” “주택완박” 등으로 비판하며 10·15 대책의 ‘전면 철회’를 주장하는데까지 나아갔다. 민주당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의 완화 또는 폐지를 시사했다가 다시 신중론으로 기류가 변했다. 보유세 인상을 비롯한 세제개편론에 대해서도 정부와 여당에서 중구난방으로 나오는 말로는 뚜렷하게 갈피를 잡기 어렵다. 10·15 대책에서도 대환대출과 전세퇴거자금대출, 비주택담보대출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두고 혼선이 빚어졌다. 그런데도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6일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정부가 책임지고 하는 만큼 당에선 반 발짝 뒤에서 로키(low-key)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일단 정부 ‘엄호’에 힘을 싣겠다는 얘기다.
10·15 대책을 비롯한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문제는 정교함의 부족, 규제-공급의 ‘엇박자’, 실질적 공급 확대의 결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투기 수요 억제’라는 우선 순위의 목표로 인해 실종된 실수요자 대책이다. 여당은 서민·청년측 주택마련 대책을, 야당은 집값 안정와 투기 억제 방안을 내놓고 ‘대안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정부와 여야 모두 크게 각성하지 않으면 부동산 정책은 또 산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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