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9월 수출이 3년 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65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7% 늘었다. 반도체는 AI 서버 수요를 기반으로 166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고, 자동차도 전기차·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64억달러를 달성해 9월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수출 양대 품목의 호조와 신흥시장·유럽 등 지역 다변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출은 역시 반도체가 견인했다. HBM, 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의 수요가 강하고, 가격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자동차 역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모든 차종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의 고율 관세에도 유럽연합(EU)과 독립국가연합(CIS), 아세안, 중남미 등 대체 시장에서 선전하며 감소폭을 최소화했다. 실제로 대미 자동차 수출은 2.3% 줄어든 19억1000만달러였지만, EU와 CIS 수출은 각각 7억달러, 6억1000만달러로 54%, 77.5% 급증했다. 일반기계(10.3%), 선박(21.9%), 바이오헬스(35.8%), 섬유(7.1%), 가전(12.3%) 등 다른 주력 품목 수출도 동반 상승한 점도 고무적이다. 다만 컴퓨터(-13.2%), 석유화학(-2.8%), 철강(-4.2%)은 부진했다.
수출이 활기를 띤 것처럼 보이지만 섣불리 안도할 수는 없다. 올해 9월은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4일 많아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실제 일평균 수출액은 27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 줄어든 셈이다. 게다가 10월에는 긴 연휴가 포함돼 조업일수가 줄어드는 만큼 수출 실적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수출 다변화의 성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EU 수출은 19%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CIS는 무려 54% 증가했다. 중남미, 아세안,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졌다. 미국 시장의 공백을 일정 부분 메워 준 것이다.
하지만 반도체와 자동차 편중의 수출 구조적 취약성은 여전하다. 당분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고됐지만 반도체 한 품목이 전체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상태는 외부 충격에 쉽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자동차도 관세·환경규제·보호무역 장벽이 동시에 강화되면 성장세 유지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미국과의 관세 후속 협상이다. 협상이 지연될수록 수출 기업은 관세부담으로 채산성이 나빠질 수 밖에 없다. 중소기업은 더 견디기 힘들다. 정부는 정교한 전략으로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한국 수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노력을 더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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