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미달 흑자기업 등은 코넥스 이전상장

1년 안에 지정자문인 못 구하면 다시 퇴출

신라에스지는 이전, 케이엠제약은 법정행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시가총액 미달로 퇴출 기로에 선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이 코넥스시장으로 이전할 수 있는 세부 통로가 마련됐다. 한국거래소가 코넥스시장 내에 이들 기업을 전담 수용하는 ‘시장이전기업부’ 신설을 예고하면서다.

다만 1년 뒤 지정자문인을 구하지 못하면 퇴출되는 데다가, 코넥스 시장 자체 유동성도 떨어지는 상황이라 ‘시한부 유예’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또 이전 요건을 맞추지 못한 적자 기업들은 상장폐지 가처분 신청에 나서는 등 법원에 생존을 호소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시총 미달 기업의 코넥스 이전 기준을 구체화한 ‘코넥스시장 상장·업무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예고했다.

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의 급격한 상장유지 기준 강화에 따른 보완책이다. 지난 7월1일부터 시총 하한선이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무더기 퇴출 공포가 확산하자, 당국은 지난 4일 관계부처 합동 점검 회의를 거쳐 흑자 기업에 한해 코넥스 이전 길을 터주기로 했다. 차기 상향(코스피 500억·코스닥 300억원) 시점도 당초 내년 1월에서 7월로 반년 유예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기존 스타트업기업부, 크라우드펀딩기업부, 일반기업부에 이어 코넥스에 ‘시장이전기업부’를 신설한 점이다. 코스피·코스닥에서 밀려난 상장사들이 코넥스로 이전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별도의 관리군을 만들었다.

시장이전기업부 소속 기업은 추후 요건을 충족해 일반기업부로 변경될 수는 있으나, 일반기업부로 전환된 이후에는 다시 시장이전기업부로 돌아갈 수 없다.

상위 시장에서 내려오는 기업들을 위한 특례도 부여된다. 코넥스는 원칙적으로 중소기업만 상장할 수 있지만, 시장이전기업은 예외를 인정받아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 확인 서류’ 제출이 면제된다. 코스피 출신 기업 중에는 매출·자산규모나 계열사 요건상 법적으로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공시업무 자문, 사업보고서 작성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지정자문인’ 선임 의무가 상장일로부터 1년간 유예된다. 유동성공급자(LP) 계약 체결 의무 면제 대상에 시장이전기업도 포함시켰다. 소액주주 지분율 10% 이상 등 요건을 충족하면 이전 초기 LP 부담 없이 거래를 이어갈 수 있다.

다만, 1년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날까지 지정자문인 선임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코넥스 상장폐지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시총 미달로 강등된 기업을 장기간 전담 관리하며 코스닥 복귀를 이끌어줄 증권사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 보호 역시 과제다. 시장이전기업의 신규상장심사청구서에 허위 사실이나 중요사항 누락이 발생하더라도, 공모 절차가 없는 코넥스 특성상 투자자는 자본시장법 제125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나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기존 코넥스 시장의 경우 기관이 중심이었으나, 시장이전기업들은 코스피·코스닥 시절부터 있던 다수의 일반 소액주주를 안고 넘어올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자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전 자격은 엄격한 재무 지표로 가려진다. 최근 분·반기 보고서 기준 자본잠식이 없어야 하며,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연도 이상 영업이익이 났거나, 1개 연도 이상 흑자이면서 자기자본 2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제도 윤곽이 드러나면서 기업들의 명암은 엇갈리고 있다. 이전 1호 기업으로는 수산가공식품 업체 신라에스지가 거론된다. 7월 시총 미달로 관리종목에 편입된 신라에스지는 지난 11일 코넥스 이전상장을 결정하고 사전협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라에스지는 2023~2024년 2년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해 이전 요건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코넥스 심사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코스닥 상장폐지 및 정리매매 절차가 중단되면서 기사회생의 시간을 벌었다.

반면 이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들의 경우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시총 200억원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코스닥 상장사 케이엠제약은 지난 15일 ‘상장폐지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 결정 전까지 예정된 상장폐지 절차는 보류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 7월 시총 하한선이 2차 상향되면 구제책에서 배제된 한계 기업들의 법정 다툼은 더욱 확산할 것”이라며 “시장이전기업부가 퇴출을 앞둔 기업들의 단순 유예 통로로 전락하지 않도록 지정자문인 유인책 등 실효성 있는 후속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상폐 대신 코넥스행?…‘시총 3조’ 코넥스 활성화 선행돼야

상폐 대신 코넥스행?…‘시총 3조’ 코넥스 활성화 선행돼야

정부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들의 퇴로로 코넥스시장을 제시했으나 실제 효과를 보려면 코넥스 시장 활성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넥스 시가총액은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64862?ref=naver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