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인터뷰가 담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9월 29일자)이 18일 발간됐다. 표지엔 이 대통령의 얼굴 사진과 함께 ‘가교’(The Bridge)라는 단어가 커다랗게 씌였고, 그 아래엔 ‘이재명은 한국을 리부팅(재가동)하고 트럼프에 구애(court)하고 있다’는 문장이 달렸다. 커버스토리 헤드라인은 ‘한국을 리부팅할 이재명 대통령의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강대국 경쟁의 새로운 시대에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라이벌인 초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임은 ‘이 대통령이 세계 양대 경제 강국 간의 긴장 수위를 낮추는 가교가 된다면 한국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타임은 ‘오는 10월 한국은 20년만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주최한다’며 ‘이 대통령은 미중 정상이 동시 참석 예정인 이 행사가 한국이 아시아의 최고 테이블로 복귀하는 데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타임은 역대 한국 대통령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표지 사진과 함께 한 두 단어로 국제사회가 한국의 새로운 지도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집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독재자의 딸’(The Strongman’s Daughter)이었고, 문재인 전 대통령 때는 ‘협상가’(The Negotiater)였다. 박 전 대통령의 집권에는 한국의 독재·민주화 역사와 첫 여성 국가원수의 출현에 초점을 맞췄고, 문 전 대통령 때엔 당시 고착된 남북, 남북미 관계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새 정부의 의지를 부각했다. 이재명 정부엔 ‘가교’와 ‘리부트’가 키워드다.

경주 APEC은 시기상 미중 간 통상 협상과 한미 간 무역 협의가 진행되는 한복판에 열린다. 한반도가 한·미·일과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 최전선이 돼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 가능성은 직·간접적인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됐다. 최근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대미 매각 문제에 큰 틀의 합의를 이룬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우리는 중국과의 합의에 매우 가깝다”고 했다.

경주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 무역 담판을 지을지, ‘경주선언’에 두 강대국이 합의한 새로운 통상질서가 담길지에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으로선 난항 중인 대미 협상의 변곡점이 되느냐에 사활이 걸렸다. 이 대통령이 미·중·일 정상을 만나 어떻게 대북 공조·협력 방안을 이끌어내느냐도 우리로선 핵심 의제다. 새 정부 첫 대형 국제행사이니만큼 완벽한 준비를 통해 한국이 어떻게 ‘리부트’하고 있는지 국제사회에 한눈에 확인시켜줄 계기가 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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