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사업을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벌이는 ‘힘겨루기’에 구직 청년들의 마음만 멍들고 있다. 지원을 해주는 곳이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상관이 없지만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정치논리가 끼어들면서 소모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간 공방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리 벌이는 대표적인 포퓰리즘의 성격이짙다. 실제 17일 청와대 시·도지사 오찬간담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설전을 벌이면서 ‘포퓰리즘’이란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시는 지난 3일 청년수당 대상자들에게 1차분 수당 50만원을 지급했지만 보건복지부가 청년수당 집행을 중단하는 직권취소 조처를 내렸고 2차분 지급이 중단상태다. 이 와중에 고용노동부는 서울시의 청년수당과 유사한 구직수당 지원방침을 서둘러 발표해 논란을 키웠다.

정부와 지자체의 갈등 속에 청년들만 힘겨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에 이어 직업훈련, 해외취업 등 다른 청년 일자리사업에 대해서도 구직수당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 확산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간 갈등을 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관계자는 18일 “취성패 사업에 면접비, 교통비 지급 등을 시범 추진한 후 무급인 일경험 사업, 해외취업 프로그램 등에도 구직수당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보다 많은 청년 구직자들이 혜택을 보려면 정부 일자리사업을 통해 구직수당 등을 지원하는 것이 합당하고, 지자체나 민간이 협업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복지사업에 이어 일자리사업 ‘사전협의제’ 도입을 놓고도 싸움 중이다. 고용부가 입법예고한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은 지자체가 일자리사업을 고용부와 사전협의하지 않거나 협의·조정결과를 따르지 않으면 교부세를 깎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 일자리 사업 틀에서만 지자체의 일자리 사업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고용부 관계자는 “일자리 사업의 중복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협의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지방자치 원칙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경기도 부산시 강원도 경남도 제주특별자치도 등 6개 광역 시도는 지역 특성을 무시한 중앙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지방자치에 역행하며 사전협의를 하느라 사업의 적기를 놓칠 경우 정책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6개 시·도는 또한 일자리 사업 범위에 대한 규정이 대통령령에 위임되면 지자체에 대한 정부의 광범위한 통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해당 사업을 추진하는 단체장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으로 악용돼 청년수당 사업처럼 정부의 시정명령과 직권취소, 이에 불복한 지자체의 가처분 신청 및 대법원 제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청년들의 결혼기피로 심각한 저출산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해소 등 청년 일자리창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44세 미혼남녀 238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남녀 모두 정책 최우선과제로 ‘청년고용 안정화’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정부와 지자체가 힘겨루기에서 탈피, 청년일자리를 만들어주는데 협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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