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글로벌 빅파마가 알약 형태의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 1회 주사를 맞아야 하는 주사제형과 달리 하루에 한 번 먹는 알약은 복용 편의성이 크게 높은 만큼, 주사제형만큼의 효과를 입증한다면 비만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차지할 전망이다.
‘마운자로’를 보유한 일라이릴리는 26일(현지시간) 경구용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수용체 작용제인 오르포글리프론에 대한 임상시험 3상에서 1차와 2차 평가 변수를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릴리는 “일일 비만 알약이 후기 단계 임상시험에서 비만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체중 감량과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어 연구의 주요 목표를 달성하고 약물 승인을 신청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72주간 관찰한 임상 3상에서 하루에 한 번 복용한 오르포글리프론 36㎎(최고용량)은 위약에 비해 체중을 평균 10.5%(약 10.4kg) 줄었다. 12㎎은 7.8%, 6㎎은 5.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차 평가지표 분석 결과 용량 전반에 걸쳐 당화혈색소(A1C)를 1.3~1.8%p 낮추며 혈당 개선 효과도 확인했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위장 관련으로, 일반적으로 경증~중등도였다. 릴리는 자세한 임상결과를 추후 의학회와 논문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케네스 커스터 릴리 수석 부사장은 “이번 결과는 1일 1회 먹는 오르포글리프론이 주사제 GLP-1과 유사한 의미 있는 체중 감량과 A1C 감소를 제공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다니엘 스코브론스키 릴리 최고과학자(CSO)는 “이 알약은 비만과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전례 없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고비’를 보유한 노보 노디스크는 GLP-1 활성 성분의 알약 버전인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후기단계 시험에서 약 15%의 체중 감소를 확인했다. 이 약물은 현재 규제 검토 중이며 2025년 말에 미국 FDA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머크는 중국 한소파마와 경구용 소분자 GLP-1 작용제인 ‘HS-10535’를 초기 단계 시험에서 테스트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에코진과 1일 1회 GLP-1 수용체 작용제 알약인 ‘ECC5004’를 개발하고 있다.
로슈는 카모트 테라퓨틱스를 인수한 후 경구용 GLP-1 작용제인 ‘CT-966’을 개발하고 있다. CT-966은 지난해 초기 단계 시험에서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에서 4주 이내에 위약 대비 평균 체중 감소를 6.1%를 확인했다
반면 화이자는 1일 2회 경구용 GLP-1 작용제로 ‘다누글리프론’을 개발하다 중간단계 시험 데이터에서 내약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후 개발을 중단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한미약품과 일동제약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내달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리는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경구용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HM101460)’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일동제약의 계열사 유노비아는 GLP-1 계열 경구용 저분자 합성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에 따르면 GLP-1 계열 약물 시장은 2024~2030년 연평균 20%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2030년 전체 처방약 시장의 약 9%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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