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미국 신용등급 강등 국내 경제 직격
정부, 금융당국 즉각 시장상황 점검회의 가동
이주호 대행 “미국 경제동향 등 대외 불확실성”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9/rcv.YNA.20250519.PYH2025051901750001300_P1.jpg)
[헤럴드경제=김은희·김용훈·홍태화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가 미국 신용등급을 108년 만에 강등한 것에 따른 여파로 국내 코스피 지수가 장중 2600선이 무너지는 등 국내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6개월 만에 1390원대 아래로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1400원선에 근접한 수준으로 개장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돼 정부와 금융당국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19일 오전 10시 1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6.90포인트(1.02%) 내린 2599.97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전장 대비 13.17포인트(0.50%) 하락한 2613.70으로 출발한 후 낙폭을 키워 2600선 부근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주 말(16일 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1’(안정적)으로 낮춘 충격파로 이날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은 이날 장 초반 1390원대 중후반으로 올라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50분 현재 전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389.4원)보다 6.6원 오른 1396.0원이다.
이 같은 상황에 기획재정부는 윤인대 기재부 차관보 주재로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과 시장상황 점검회의(컨퍼런스콜)를 통해 단기적으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내외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회의 참석자들은 “무디스의 이번 강등은 스탠드다앤드푸어스(S&P), 피치(Fitch)와 뒤늦게 수준을 맞춘 조치다. 무디스가 그간 미국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예상된 조치로 시장에 미칠 영향을 대체로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S&P는 2011년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피치는 2023년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했다.
다만 시기상 이번 강등이 주요국과 미국 간의 관세협상, 미국 경제상황 등 기존의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단기적으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기재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F4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체계를 바탕으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조찬 간담회를 열고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따른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 권한대행은 미국과 주요국의 관세 협상 전개,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미국 경제 동향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끝까지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 위축과 차익 실현,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 이번 신용등급 강등 직후 미 채권금리는 상승했고 달러화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지난 16일 현지정보 보고서에서 “이번 발표는 주식시장 마감 이후 채권시장 마감 직전 발표됨에 따라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감세안(a tax and spending bill)’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의회에서 감세안이 통과되면 미국의 재정적자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신용 우려가 확대되면서 시장이 일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단 감세안은 지난 16일 미 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메디케어(저소득층 의료보험)’의 더 많은 지출 축소를 원하는 공화당내 강경파의 반대로 부결돼 하원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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